설립 의향 제안한 영국 랭킹 1위 킹스칼리지스쿨 영종 유치 주목

인천경제청, 학교 선정보다 개발업자 공모 방식만 고수

경기도 3개 지자체, 킹스 선호… 의정부, 양해각서 체결 위해 접촉 중

공모 주장하다 타 지자체에 뺏길 수 있어… ‘백년대계’ 앞둔 현명한 판단이 중요

결정권자 인천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 5월 영종 주민과의 약속 이행할 때

지난 11일 영국 킹스 칼리지 스쿨 측이 인천경제청에 영종 국제학교 설립 제안 때 학교부지 3필지에 제시한 학교와 교직원 아파트 조감도.〈킹스칼리지스쿨 측 제공〉
지난 11일 영국 킹스 칼리지 스쿨 측이 인천경제청에 영종 국제학교 설립 제안 때 학교부지 3필지에 제시한 학교와 교직원 아파트 조감도.〈킹스칼리지스쿨 측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1일 영종국제도시 골든테라시티 내 국제학교 설립을 제안한 영국 킹스 칼리지 스쿨(King's College School) 측 관계자를 불렀다. 킹스 칼리지 스쿨(이하 킹스) 측 관계자로부터 영종 국제학교 설립 제안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국제학교가 들어설 해당 지역인 영종 주민들도 참석을 요청해 함께 자리했고 지난 6월부터 국제학교(송도, 영종) 관련 기사를 단독으로 연재 보도하고 있는 필자도 초청했다. 필자도 영종 주민임을 밝혀 둔다.

이날 킹스 측은 학교부지 3필지(10만1605㎡·3만여 평)에 학교 시설을 짓고 주변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 교직원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장학제도 확대와 외국어교육 지원, 예술 강당·스포츠시설 개방 등 영종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학교부지 3필지 중 1필지를 쪼개 상업용지로 변경해 개발업자에게 넘겨 주고 개발 이익금의 일부로 학교를 건립해 주는 민간개발 공모 방식만 고수했다. 따라서 변함 없는 개발업자 주도 방식의 공모를 주장해 온 경제청은 킹스 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영종 주민들과 필자가 배석한 자리에서 킹스의 제안을 일축한 것이다.

이에 영종 주민들은 학교부지 축소는 결사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송도국제도시 내 채드윅·칼빈매니토바·해로우스쿨(양해각서 체결) 등 이들 국제학교처럼 경제청이 직접 학교를 선정해 온 사례들과 같이 영종 국제학교도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면 되는데 유일하게 개발업자 주도 방식으로 공모해 유치하려는 의도에 반발했다.

결론적으로, 경쟁력에서 월등한 학교 시설 건축을 위해 3필지와 비공모를 요청한 킹스 측은 만약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영종 국제학교 설립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강하게 밝혔다.

그 이유가 있다. 지금 송도와 영종처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요청한 고양시(경기도 승인, 현재 정부 승인만 남음)와 의정부시, 남양주시, 하남시, 평택시를 비롯해 미군기지 이전 공여지와 특별자치도로 승격한 전라북도와 강원도, 부산시 등 전국적으로 국제학교 유치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킹스를 선호하거나 아예 유치하겠다고 밝힌 지자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800만평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 고양시 이동환 시장은 외국대학 3개교와 국제학교 3개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국제학교 3개교 중 킹스가 들어갈 수도 있다.

앞서 지난 4일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김정겸 전 의정부 시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1호 공약으로 킹스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킹스 유치를 위한 TF까지 만들고 내년 총선 전에 킹스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킹스 측 대리인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양주도 킹스 유치를 선호하고 있다. 남양주는 영국 본교 이사회에서 결정한 1순위 영종에 이어 2순위로 확정돼 있다. 이처럼 경기도에서만 3개 지자체들이 킹스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명성 있는 명문 국제학교 유치가 도시개발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판단 때문에 지자체들 마다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경제청은 타 지자체들의 국제학교 유치 경쟁과는 달리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를 통해, 그것도 학교 선정 공모가 아닌 개발업자 공모 방식으로 국제학교 유치를 고집하고 있다.

송도의 미국 채드윅, 캐나다 칼빈매니토바, 영국 해로우처럼 공모 없이 이들 국제학교 유치를 직접 선정한 인천경제청이 유독 영종만 학교 유치가 아니라 공모를 통해 개발업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개발업자 주도로 공모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민간 개발방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인천경제청 주변에는 업자들이 멤돌고 있다. 그래서인지 민간 개발방식 공모를 끝까지 고집하고 있는 경제청을 향한 의문의 시선들이 모아지고 있다.

민간 개발 공모방식은 반대하면서도 학교 선정은 공모를 통해 선정해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도 있다.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있는 평택시의 경우를 보면, 2022년 학교만 뽑는 공모를 시작해 1순위 스위스 학교와 조건 등이 맞지 않아 협약을 못하고 최근 2순위 미국 학교와 협상중에 있다. 미국 학교는 지난달 평택시를 방문해 실사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이달말까지 학교를 설립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통보해 주겠다고 했다. 학교가 지자체를 선택하고 있다. 평택시는 시민을 위한 명문 학교를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만약, 2순위 학교가 설립 의향이 없다면 3순위와 다시 협상을 하던가 아니면 재공모를 해야 하는데 공모방식을 통한 성과는 또 다시 불명확하다. 결론적으로 설립 제안을 한 여러 학교들을 평가해 선정하는 공모방식은 결과적으로 유치와 다를 바 없다. 긴 시간만 소요되고 복잡한 공모 없이 직접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영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학교부지를 매입해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는 킹스 측이 스스로 나타났는데 인천경제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가 어렵다.

경기도 3개 지자체가 킹스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은 우수한 명문학교 선정은 커녕 개발업자 타령만 하고 있다. 만약 인천경제청에 요구한 조건 성립이 않된다면 킹스는 영종을 포기하고 고양시, 의정부, 남양주 등 인천과 인접한 경기도로 방향을 돌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면 영종 국제학교는 과연 경쟁력에서 살아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 이유는 킹스의 명성 때문이다. 현재 영종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교들이 킹스 외에 로열러셀스쿨, CCB, 럭비스쿨, 차터하우스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킹스는 영국 2400개 사립학교 종합 평가 중 매년 1위를 차지하는 학교이다. 더 타임지가 발표한 영국 중·고등학교 성적 순위로 보면, 킹스 1~2위, 럭비스쿨 70위, CCB 238위, 로열러셀 255위를 각각 기록했다.

또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대학 진학률 100위권 학교 순위를 보면, 킹스가 7위로 한해 50명 정도가 입학하고 있고 럭비 60위로 15명, 차터하우스 64위로 15명 정도 보낸다. 지난 6월 송도에 유치한 해로우는 84위로 12명이 입학한 것으로 나와 있다. 로열러셀은 순위권에도 못 들어가고 옥스퍼드, 캠브리지 대학에는 매년 1~2명 정도 보내는 학교이다.

영국에서 학문적으로 제일 명성이 높은 ‘이튼그룹’ 출신 학생들이 영국 사회를 리드하고 있는데 이튼그룹에는 킹스, 이튼스쿨, 톤브리지 등 최고의 우수한 12개 학교들이 들어가 있다. 반면 해로우, 럭비, 차터하우스, CCB, 로열러셀은 이튼그룹 학교가 아니다.

이와 함께 최근 교육부장관이나 전국 교육감들이 공교육에 IB과정(국제학교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감도 지난 5월초 프랑스 IB교육과정을 탐방하고 왔다. 수능 성적처럼 IB성적으로 하버드대학 등 세계 명문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킹스는 전 세계 5600개 IB스쿨 중 세계 5위권이다.

이처럼 전국 각 지자체들이 킹스를 가장 선호하고 있는 이유가 있고 또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로 입학하고 싶은 학교로 꼽히고 있는 최상위급 학교이기 때문이다.

커리큘럼 등 퀄리티 높은 킹스의 명성으로 경기도 3개의 자자체와 태안, 평택, 제주도 등 타 지자체에서도 킹스를 선호하고 있는 유치 경쟁속에서 영종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킹스 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학교들 중에서 유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영종마저도 국제학교 간 경쟁력에서 뚜렷할 것도 없다.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보다 입지가 더 우수한 경기도 권역에 킹스처럼 명성 있는 최상위급 국제학교가 들어선다면 영종은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제도시로서의 성패는 명성 있는 국제학교 유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킹스에 대한 보도가 나갈 때 마다 댓글에는 킹스를 선호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그 만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킹스를 잘 알고 있어서다

영국 사립학교 1위, 세계 5위의 킹스 측이 토지를 구입하고 명품 학교를 설립하겠다는데 이를 인천경제청이 거부한다면, 추후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가뜩이나 소각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종 주민들도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차별 때문에 더 힘들어 하고 있다.

현재 하늘고,과학고, 국제고와 같은 우수한 학교가 있는 영종에 명문 국제학교가 가세해 준다면, 그야말로 영종은 글로벌 명품 학군으로서 국제교육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 강남 학군처럼 명문 학군이 조성되면 그 도시는 발전하고 브랜드 가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영종 북단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 개발사업에도 명문 국제학교가 유치되면 앵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격상 높은 도시 인프라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져 영종은 퀄리티 높은 국제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훌륭한 학교를 유치해야 하는데 공모로 인해 논란만 키울게 아니다. 인천은 물론 대구, 부산 등 타 지자체들은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가장 먼저 선호한 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다음으로 법에 따라 학교부지와 건축비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며 과정이다. 법에도 수의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예를 봐도 지난 6월 송도에 유치한 영국 해로우스쿨도 마찬가지다. 인천경제청이 직접 홍콩에서 MOU를 체결했다. 영종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민들은 답답하기만하다. 개발업자를 공모 목적으로 두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선정은 그 다음이다. 개발 이익금으로 지어주는 학교 시설이 과연 경쟁력에서 이겨 낼 수 있을 만큼 개발업자가 학교를 지어줄지도 의심되는 부분이다.

학교부지 한쪽을 잘라내서 상업용지로 개발하면, 학교 바로 옆에 상업시설이 붙어 있어 보기에도 안 좋고 교육환경에도 안 좋을 것이다. 킹스는 오로지 필요 학교 시설만 짓고 주변에는 교직원 등이 머물 주거지 마련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속에 국제학교 유치 결정권자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영종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언급이 없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학교 유치 경쟁속에서 마냥 바라만 볼 일이 아니다.

영종을 뉴홍콩시티로 만들겠다고 장담한 유 시장은 지난해 5월 제대로 된 명문 국제학교를 영종국제도시에 유치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한 협약서 이행을 이제는 직접 나서야 할 시기인 것 같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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