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1~4위 2차전지
전문가들 시장 불확실 ‘비중축소’ 제안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11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2차전지 관련주 집중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투심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에코프로그룹주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 상장을 계기로 몸집을 불리면서 시가총액 56조원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내년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우려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9일)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중 4개가 2차전지 관련 종목이다. POSCO홀딩스(2809억원), 에코프로머티(2779억원), 포스코퓨처엠(2434억원), 삼성SDI(1792억원)이 순서대로 1~4위를 차지했다. KRX 2차전지 탑10 지수도 20.59% 뛰면서 KRX 게임 탑10지수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를 향한 매수세가 뚜렷하다. 에코프로머티는 지난 17일 상장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779억원 넘게 쓸어 담고 있다. 전날 장중 시총 10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이면서 에코프로그룹주의 시총도 56조원대로 뛰었다. 에코프로(19조7000억원), 에코프로비엠(26조3600억원), 에코프로에이치엔(1조400억원) 등 에코프로그룹 상장 4개사의 합산 시총은 56조4200억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비엠에서 에코프로머티로 갈아타는 흐름도 엿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순매수 690억원(11월1일~29일 기준) 규모로 이달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8위였으나 하루 새 381억원이 순매도됐다. 전날 순매도 상위 5위 규모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전날 에코프로머티를 20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과열 우려에 증권가는 ‘빚투’ 문턱을 높였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24일, 28일부터 에코프로머티에 대한 위탁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높이며 신용거래를 차단하고 나섰다. 단기에 수급이 몰렸다가 빠지면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 불확실성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다음달 미국 행정부가 IRA에 따른 해외우려기업(FEoC) 발표 시 국내 이차전지 업체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현재 중국 밸류체인이 양산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FEoC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단기 영향은 없을 것이다”며 “반면 투자 측면에서는 FEoC를 통한 미국 내 한국 업체 비중 확대에 대해 기대치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FEoC 발표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 실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EV 수요 둔화를 우려한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대선,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원재료 조달 등 2024년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해로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