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악재 진행형…“소비 위축·원재룟값 부담 더 커져”
롯데칠성 ‘새로’ 실적 견인…하이트진로, 수익성 개선 전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가 3분기 원재료 및 기타 비용 증가 등 악재 속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소주 브랜드 ‘새로’가 매출을 견인한 롯데칠성은 4분기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류 부문 성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한 하이트진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 둔화에 원부자재 악재까지…3분기 수익 롯데칠성↑·하이트진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롯데칠성의 3분기 매출은 8304억원, 영업이익은 84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 12.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는 매출 6543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23.7% 감소했다.
상반된 실적은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 고물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주류 소비마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주류 소비 패턴도 변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2차 유흥문화가 줄면서 와인·수제맥주의 소비가 줄고, 하이볼 등 개인화된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정과 맥아 등 원재룟값 상승과 물류비, 판촉비 등 사업경비 부담도 가중되는 추세다. 주류 업계가 원가 상승 압박에 순차적으로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다.
롯데칠성은 ‘새로’ 효과…하이트진로 “비용 조정으로 손익 방어”
롯데칠성의 3분기 별도기준 주류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영업이익은 110.2% 성장했다. 소주 ‘새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25억원에서 올해 3분기 327억원으로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새로’ 효과는 고정비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제 롯데칠성은 ‘새로’ 덕분에 강릉 공장 가동률을 82%로 유지하고 있다. 충주 공장은 하이브리드 설비로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고정비를 절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였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56%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원가 부담 속에서도 ‘켈리’ 등 신제품과 마케팅 비용 절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문별로는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1~2% 감소한 소주와 대비됐다. 특히 ‘켈리’는 4월 출시 시점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손익 방어의 촉매로 작용했다.
4분기 전망? “신제품 출시·판가 인상으로 긍정적”
롯데칠성은 제품 다양화로 주류 부문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클라우드생드래프트’ 이후 3년 만에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하고, 소주 베이스 하이볼 RTD(Ready To Drink·즉석음료) 주류 ‘처음처럼x솔의눈’을 앞세울 계획이다.
다만 3%에 불과한 맥주 점유율이 관건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슷한 원가구조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수익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주·맥주 가격을 인상한 하이트진로는 4분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이달 9일부터 ‘참이슬’ 등 소주류와 ‘테라’, ‘켈리’ 등 맥주류의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6.8%, 6.95% 인상했다. 광고 판촉비도 3분기에 이어 조절해 수익성 전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원부자재 부담을 안고 가는 상황이었다”며 “가격 인상과 부대 비용 절감으로 4분기에는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