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식 매수액, 7월 이후 급감… 순매수액 석달새 60% ↓
日증시 외국인 이탈에 매력줄어…“일부업종 저점매수 가능”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증시에 대한 열기가 눈에 띄게 식었다. 미국의 긴축정책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급격히 발을 빼 지수를 끌어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1억5388만달러에 달했으나 10월 순매수액은 6375억원으로 59%나 줄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액이 7월 2억6947만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지난달 1억8213만달러로 32% 급감한 결과다. 매수액이 줄어든 반면 매도액은 오히려 소폭(1억1558만달러→1억1838만달러) 늘었다. 일본주식 보관액의 경우 8월 34억3649만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지난달 32억4600만달러로 감소했다.
한여름 뜨거웠던 일본 닛케이 225지수가 7월 대비 7% 빠지는 등 약세장에 들어서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긴축정책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시장 이탈을 가속화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4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힌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10년 만에 가장 적극적으로 일본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6월 중순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주 연속 일본 주식을 6조1757억엔(약 57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아베노믹스 장세’로 불리는 2013년 증시 호황기에 외국인이 18주 연속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이후 가장 오랜 매수 행진이었다.
하지만 9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4주 연속 순매도하면서 닛케이225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한달간 외국인들의 순매도액은 1조938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미국 시장 등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은 수익률곡선제어(YCC)를 일부 수정해 장기금리 지표인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1%를 초과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0.97%로 10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 행진하자 대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100배(최대 0.2%) 인상하고 나서면서, 제로금리를 기반으로 움직이던 일본의 금융시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도 단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일시적으로 20배를 넘어섰던 닛케이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이 17배 중반까지 낮아진 만큼 저점 분할 매수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