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흙’ 찾아 자기 속도대로

몸에 힘빼고 발바닥 전체 땅에 밀착

“흙을 밟고 사는 건 근원적인 생명의 삶입니다. 본연의 모습대로 사는 것, 그게 맨발로 걷는 이유입니다.”(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내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자기만의 도깨비 방망이가 있어야 합니다. 내 몸과 지구가 접해서 하나가 되는 것, 맨발 걷기의 핵심입니다.”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대구교대 교수)

중장년층 사이에서 맨발로 걷는 ‘어싱(earthing)’ 바람이 불고 있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를 만든 박동창(71) 회장과 권택환(58) 교수는 그런 바람을 이끌며 맨발걷기 전도사로 통하고 있다.

박동창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맨발 걷기에 푹 빠졌다. 경기고,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경제인인 그는 22년 전인 2001년 LG 폴란드페트로은행장 시절 스트레스로 간 수치가 오르고 이명이 들리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그때 간암 말기 환자가 청계산을 맨발로 걸으면서 완쾌됐다는 TV 프로그램을 봤다. 맨발 걷기를 실천하면서 건강을 회복한 그는 2010년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이어갔다.

그러고나니 남들의 아픈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맨발 걷기로 다른 사람을 살려보자’는 일념으로 2018년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를 만들었다. 박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 가입자는 2만7711명에 이른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대모산에서 ‘맨발 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열고 있다.

권택환 교장은 2013년 대구에서 ‘맨발학교’를 설립했다. 장학사로 근무하면서 흙과 가까이 지낸 아이들이 아토피,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와 거리가 멀다는 걸 깨달은 게 설립 배경이었다. 권 교장 또한 2013년부터 10년간 걸으면서 불면증, 안구건조증, 소화불량, 이명, 비문증 등이 없어졌다고 했다. 지인 5명과 함께 시작한 맨발학교는 현재 전국에 100개 지회를 둘 정도로 성장했다. 권 교장은 현재 대구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구교대 행복인성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체의 일부가 흙과 직접 닫는 접지를 통해 활성산소를 배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몸엔 양전하가 흐르는데, 흙과 맨발로 만나는 순간 흙의 음전하와 만나 중화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 쌓여있는 활성산소가 빠져나간다고 주장한다. 활성산소란 체내 정상세포를 파괴해 암, 동맥경화, 당뇨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독소 물질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맨발로 ‘잘’ 걸을 수 있을까. 전도사들은 특별한 비법 보다는, 내 몸에 잘 맞는 ‘흙’을 찾아 자기의 속도대로 편안하게 걸으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꼭 지켜야 할 사항은 있다. ‘매일, 꾸준히’ 걷는 것이다. 박 회장은 “매일 1시간 정도, 하루에 3번 걷는 습관을 길러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권 교장 또한 “적어도 하루에 40분, 매일 걷기가 어렵다면 3~4일 정도라도 꾸준히 걸어라”고 조언했다.

몇 가지 팁도 있다. 박 회장은 맨발로 걷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몸에 힘을 빼고 몸이 무겁게 땅으로 내려앉는 느낌으로 천천히 걷는다. 발바닥 전체가 완전히 땅에 밀착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바닥을 활처럼 둥글게 휘게 해 뒤꿈치부터 발가락 끝까지 순차적으로 걷되 빠른 속도로 걷는 방법도 있다. 발가락을 위로 뻗어 올리고 발바닥만으로도 걸을 수 있다. 발의 면적이 가장 많이 대지에 닿도록 하는 지압 방법이다.

실내에서도 맨발걷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자갈이 깔린 정원을 맨발로 걷거나, 나무상자에 자갈이나 개암나무 열매를 담고 밟기, 대나무 지압판을 이용할 수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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