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5.25~5.50% 동결
“9월 FOMC, 예상보다 매파적”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증권업계는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뒀음에도 실제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지만,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에 대한 총평은 금융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처럼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정점, 즉 종착역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지만 종착역에 머무는 시간 역시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9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시장 역시 동결을 확실시해왔다는 점에서 예상과 부합한 결과였으며,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 중간값도 종전과 같은 5.6%를 유지했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을 남겨둔 셈이다.
그러나 내년 점도표 중간값은 지난 6월에 제시한 4.6%보다 0.5%포인트 상승한 5.1%를 제시해 '고금리 장기화' 의지를 피력했다.
박상현·류진이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성향이 더욱 강해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물가 리스크도 작용했지만 성장률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월 전망치 1.0%보다 대폭 상향된 2.1%로 수정 전망돼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넘어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분명한 것은 통화 정책 기조가 금리 인하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9월 FOMC는 성장률 전망(상향 조정)과 점도표 유지라는 점에서 매파적이었다"며 "특히 내년 인하 수준을 크게 낮춰뒀다는 점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으며 동결기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성장률은 상향 조정했으나 근원 물가를 3.7%로 하향 조정했다"며 "점차적으로 고금리의 영향이 4분기에 수요 둔화로 나타날 것을 감안하면 연준은 11∼12월 중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실제로 연준이 11월이나 12월에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과 물가 흐름이 전개된다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는 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쏠려 있었던 만큼, 이번 FOMC 정례회의 결과가 시장에 끼치는 부정적 파급력은 단기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시장이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에 비해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견해를 분명하게 밝혔고 그 결과 주식, 채권 등 주요 금융시장 모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채권의 경우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기가 늦춰졌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 수준의 상향을 거치는 과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