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만에 증가폭 확대
서비스업 증가폭 늘고 제조업 줄어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은행들이 기업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2분기 산업대출 증가폭이 4분기 만에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전 산업 대출금 잔액은 1842조8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1818조4000억원)보다 24조3000억원(1.3%) 늘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위축됐던 산업별대출금은 올해 2분기 들어 증가폭이 커졌다. 다만 증가율 자체는 2019년 3분기(+6.9%)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한 가운데 은행대출 대비 직접금융의 이점이 줄어들며 기업이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대출을 선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잔액은 44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6000억원(1.3%) 늘어나며 1분기 만에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수출기업 등의 자금 사정 개선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업 잔액은 1188조4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1.1%) 늘어 4분기 만에 증가폭이 커졌다. 신탁계정의 어음 매입 대출 감소세가 둔화되고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이 늘어나면서 금융·보험업의 대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부동산거래 회복에 따른 부동산업 대출금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건설업 잔액은 102조원으로, 미분양 감소와 정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 안정화 대책에 힘입어 증가 규모가 전분기(9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 잔액이 988조8000억원, 시설자금 잔액이 85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9조4000억원(1.0%), 15조원(1.8%)씩 늘어났다. 운전자금은 4분기 연속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시설자금은 제조업이 반도체·자동차업종 시설투자에 나서고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늘어나면서 4분기 만에 증가폭이 커졌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잔액이 전분기보다 22조5000억원(1.8%) 늘어난 1303조2000억원으로, 4분기 만에 증가폭이 늘어났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잔액은 1조8000억원(0.3%) 늘어난 539조6000억원으로, 3분기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분기(+1조3000억원)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