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까지 전쟁에서 무차별 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하면서 이로 인한 사망자 및 부상자가 8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집속탄에 의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이들이 전년대비 8배 늘어난 1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사망자는 353명이었다. 이 단체가 관련 보고서를 내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은 시한 장치를 통해 모폭탄이 목표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들어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이 때문에 ‘강철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무차별 살상 무기로 위력이 엄청나고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적으로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집속탄으로 인한 희생자 증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것이며,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도 집속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중 300명이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민간인이었고, 이중 4분의 3은 아이들이었다. 단체는 아이들이 반짝이는 공처럼 보이는 집속탄의 불발탄을 가지고 놀다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0년 글로벌 120개국은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CCM에는 서명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미국은 탄약 고갈을 이유로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공식화하고, 같은달 중순 집속탄을 전달한 바 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최전선에 있는 러시아군에만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올해부터 (미국에게서 집속탄을) 전달받은 우크라이나의 집속탄 사용은 보고서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메리 워햄 휴먼라이츠워치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속탄 사용이 금지된 지 15년이 지났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집속탄으로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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