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보고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중국 증시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2016년 이래 최장 기간 중국 주식에 대한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 당국은 시장 강화의 일환으로 금융권에 주식 투자를 주문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는 금융기관 임원들과의 세미나에서 참가기업들에게 지분 투자를 활성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에 대한 장기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은 증권시장의 안정과 국가 경제발전을 돕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며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연기금과 일부 대형은행, 보험사 임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외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취약한 자국 금융 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주문’은 최근 중국 본토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3일까지 13거래일 연속으로 중국 본토 증권시장에서 107억달러(14조2203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블룸버그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7년만에 최장기간 매도세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짓고 있는 베이징의 한 건물 공사 현장 [로이터]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짓고 있는 베이징의 한 건물 공사 현장 [로이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달들어 24일까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액이 715억위안(13조487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펑훙위안 화진증권 자산관리투자 책임자는 최근 중국이 처한 부동산발(發) 위기 상황이 “출구가 없다”면서 “아무도 (중국) 주식을 사고 싶어하지 않는다. 해결책도, 앞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매도세의 중심은 부동산주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주가는 연초 대비 70% 넘게 떨어졌고, 부동산 개발업체 룽후(龍湖·롱포)그룹 역시 올들어 30%가 넘는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비관론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전기차업계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실제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의 주가는 8월 들어 20% 가량 떨어졌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소위 중국 증시 ‘간판 종목’들의 주가도 이달에만 약 10% 하락했다. 덴마크 삭소뱅크 산하 투자플랫폼 삭소마켓의 황용훼이 전략가는 중국 증시 전반에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투자자들이 극도로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투자금 이탈을 막고, 증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CSRC는 이날 금융권에 주식 투자를 주문한 것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일련의 증시 지원책을 발표했다.

CSRC는 주식 거래 비용을 인하하고 자사주 매입을 지원하며 장기 투자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주식형 펀드의 개발을 촉진하고 증시 거래 시간의 연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겠다고도 말했다. 당시 발표에 따라 중국 내 증권거래소들은 오는 28일부터 거래 수수료를 낮춘다.

다만 당국의 조치가 최근 중국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팡시춘 난징리스크헌트투자관리 조사책임자는 CSRC의 증시 지원책 발표 당시 “투자자들이 극도로 비관적인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상승 효과를 주겠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