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상에 없던 혁신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디지털 전환(DT)의 롤모델이 되고 싶었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의 새로운 보험 앱 ‘앨리스’(ALICE) 출시를 주도한 양재승(44) 롯데손해보험 디지털혁신총괄·자동차총괄 전무는 24일 헤럴드경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파격적인 유니버스(세계관) 콘셉트와 강렬한 색감의 인터페이스(UI), 신선한 고객경험(UX)으로 무장한 앨리스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양 전무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올리버와이만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2019년 12월 롯데손해보험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혁신과 디지털·자동차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년반 올인 ‘뚝심’…세상에 없던 보험앱 출시로
양 전무는 새로운 보험 앱 구축을 위한 ‘플루토 프로젝트’를 2년 반 동안 이끌다 이달 초 앨리스를 출시했다.
양 전무는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이스라엘·말레이시아 인슈어테크까지 조사해 보니, 우리가 벤치마킹하기보다 세상에 없는 보험을 만들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며 “국내 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도 벤치마킹하는 롤모델이 돼 보자는 목표였다”고 말했다.
플루토 프로젝트는 해외에서 대세가 된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트렌드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국내 다이렉트 채널이 자동차보험 위주로만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다. 해답을 찾던 양 전무는 차별화된 상품 카테고리와 니치(틈새) 담보까지 보장하는 ‘롱테일’ 상품에 주목했다. 보험을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보험을 목표로 잡았다.
앨리스는 ‘FOR ME–FLEX–MY FAM–CREW–VILLAIN–HERO’ 등 나를 중심으로 ‘가족’과 ‘지인’, ‘타인’으로 확장되는 6가지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유니버스를 구축했다. 각 카테고리별로 미니뇌심보험부터 캠핑차박보험, 직장인보험, 골프보험 등 다양한 위험을 보장하는 16종의 상품을 제공한다. ‘보험 선물하기’ 기능의 클릭 수를 업계 평균 대비 5~10번 줄이는 등 프로세스 전반을 간소화했다.
양 전무는 “보통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공급자주도형이다. 공급자 관점에서 담보나 손해율 등을 고려한다”며 “우린 고객을 하나의 우주로 보고, 그에 따른 카테고리를 만들고 각 카테고리별로 새로운 담보를 담은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힙한’ 보험사 되겠다” MZ 놀이터 자처한 앨리스
앨리스의 목표 중 하나는 “MZ 세대로 대표되는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젊은 세대)에게 ‘힙한’ 보험사가 되는 것”이었다. MZ 세대가 보험의 첫 경험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보험사, 플랫폼이 되자는 바람이다.
양 전무는 “내부 반성이 있었다. 그동안 보험사의 핵심 타깃은 40~50대였고, 상품과 마케팅 모두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보험산업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수익성·성장성 훼손을 막으려면 고객 포트폴리오를 젊은 세대들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봤고, 이에 공감한 이은호 대표이사와 주주사도 지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앱 콘텐츠도 파격을 추구했다. 앨리스 화면 최상단에서 제공하는 ‘플레이’(PLAY)는 어렵고 따분하다는 보험에 대한 이미지를 스스로 희화화한 다양한 콘텐츠들로 구성했다.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는 MZ 세대의 ‘밈’(온라인 유행어)으로 재구성한 고흐의 자화상 같은 인공지능(AI) 명화 콘텐츠도 있다. 양 전무는 “정보 전달이나 홍보용 콘텐츠가 아니라 MZ 세대의 밈 문화에 동참하고 싶은 시도”라며 “MZ 세대와 함께 놀고 싶은 작은 열망”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앨리스는 MZ 세대와 가까워지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다고 한다. 보험 앱의 본질적 특성에 대한 고민이 먼저였다. “고객이 보험 앱에 접속하는 건 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청구할 때와 리스크에 대한 염려 때문에 상품을 알아볼 때”라며 “심리상태가 불안한 고객에게 멍때리고 보며 피식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보험상품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앨리스, DT 신호탄…영업혁신 플랫폼도 곧 출격”
앨리스는 롯데손해보험 디지털 전환의 신호탄이었다. 디지털 전환의 글로벌 롤모델이 되겠다는 각오 하에 하반기엔 새로운 영업혁신 플랫폼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마스 프로젝트’다. ‘N잡러’ 초보 설계사들도 고수의 전략을 공유받아 영업할 수 있고, 오프라인 지점보다 효율적으로 설계사들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영업지원·관리 플랫폼이다.
양 전무는 “설계사 쟁탈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타사와 똑같은 영업모델이 아니라 ‘게임 체인저’ 전략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앱은 이미 나왔고 내부적으로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설계사 풀 자체를 크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그뿐만 아니다. 머신러닝 기반의 영업예측 플랫폼과 자동차보험 관리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성과를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다.
“롯데손해보험의 디지털 전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에요. 목적은 고객이 ‘팬덤’이 되는 회사, 직원들이 최고의 생산성을 내는 회사가 되는 것이고, 디지털 전환은 수단이 될 뿐입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모델들을 시장에서 테스트해 보고, 피드백을 받아 보정해 성과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