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주공18단지 조건부 재건축(D) 판정
도봉구, 올들어 5천가구 이상 재건축 확정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도봉구 노후 대단지가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도봉구 내 재건축이 확정된 아파트 규모는 5000가구를 훌쩍 넘어서게 됐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도봉구는 창동주공18단지아파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자문회의 결과, ‘적정성 검토 불필요’로 결정됐다고 전달했다. 앞서 구청은 지난달 준비위 측에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조건부 재건축(D등급)’으로 판정됐고, 향후 적정성 검토 자문회의를 열어 적정성 검토 의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단지 내에선 조만간 재건축 확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해왔다. 도봉구는 자문회의 결과를 통보하며 준비위 측에 정비계획 입안 제안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창동주공18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확정 지은 것은 지난 2021년 4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창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창동주공은 1~4단지 및 17~19단지 등 7개 단지로 이뤄졌다. 7개 단지 모두 예비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된 것은 18단지가 처음이다. 7개 단지의 용적률은 138~203%로 제각각인데, 18단지는 용적률이 138%로 가장 낮고 대지지분이 높아 부동산 활황기에 소형 평형 위주로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1988년 준공된 18단지는 총 13개 동, 910가구 규모로 조성됐고, 전용 32~84㎡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들어 실제 매매 거래된 가격은 3억원 후반대~6억원 후반대 수준이다. 한 주민은 “재건축 규제 완화 이후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도 지자체가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의뢰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바뀌며 기대감이 컸다”며 “안전진단 현지조사 결과 이후 주민들이 속도전을 펼쳐 창동주공 단지 중 빠른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도봉구에서는 올해에만 방학동 ‘신동아1단지’(3169가구), 창동 ‘상아1차’(694가구), 쌍문동 ‘한양1차’(824가구) 등 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이 확정됐다. 여기에 창동주공18단지까지 합류하며 벌써 재건축을 확정 지은 아파트 규모만 6000가구에 육박하는 셈이다.
다만 도봉구 아파트 가격은 이 같은 재건축 훈풍에도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 겨우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도봉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셋째 주 0.02% 상승한 이후, 올해 7월 셋째 주까지 하락 및 보합세만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넷째 주 0.03%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주인들은 재건축 호재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온라인상에 등록된 창동주공18단지 매매 매물은 지난달 19건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기준 25건까지 늘었다. 상아1차 매매 매물은 지난달 27건까지 줄었지만 이날 기준 31건이다.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재건축 단지 급매 가격은 한동안 크게 빠져 더 내리기도 힘든 수준이었다”며 “최근에는 이전보다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