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위버스 등 고객 피해 입어
해외결제대행 PG사 ‘엑심베이’ 지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최근 특정 해외결제 대행사를 이용한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결제 피해가 발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나섰다. e스포츠팀 T1과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등 각종 플랫폼과 제휴맺은 결제대행사에 카드정보를 입력한 이들이 적게는 몇백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사용하지도 않은 해외결제가 발생하며 피해 구제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카드사에는 명의 도용으로 인해 결제하지도 않았는데 최대 수백만원씩 결제가 이뤄진 부정결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피해를 본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연령대로 T1이나 위버스, 비스테이지(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기업 비마이프렌즈의 팬덤 플랫폼) 등 각종 팬덤 플랫폼에 결제대행사를 통해 카드정보를 입력한 이들이다. 피해자 140여명이 모인 익명 채팅방도 개설된 상태다.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A 카드사로부터 받은 해외결제승인 문자내역을 공개한 한 피해자는 “태국 돈으로 9990바트(37만원)이 두 번 결제됐다고 문자가 왔다”며 “카드사에 전화해 해외승인 이의제기 신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피해규모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도 있다. 또 다른 피해자는 B 카드사로부터 58만8888원씩 두 번, 38만8888원, 88만8888원, 98만8888원 등 총 128만원, 다섯 차례에 달하는 해외결제가 진행된 후 역시나 카드사에 이의제기를 신청해둔 상태다.
직장인 이모(25)씨는 “새벽에 카드에서 1000원이 결제되며 통장에서 빠져나갔다가 다시 환불됐다”며 “해외원화결제차단을 했더니 새벽에 재차 시도된 흔적이 있었다. 비스테이지 결제를 위해 카드정보를 입력한 그 카드였다”고 말했다.
업계는 피해자의 결제정보가 유출된 원인으로 전자지불결제대행(PG)사인 엑심베이를 지목하고 있다. 엑심베이는 해외결제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국내 쇼핑몰에 페이팔과 같은 해외 결제수단을 붙여주는 PG사다. 최근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해외 결제대행 시장 선점사로 주목 받았다.
엑심베이 측은 자체적인 조사 결과 결제정보 유출 현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정보 유출 및 해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는 것이다. 엑심베이 관계자는 “1차적으로 내부 조사 결과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결제의 90%를 차지하는 비자카드사에서 지정해준 업체의 조사를 2차적으로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엑심베이 측은 조사 결과 정보 유출 사실이 포착될 시 금융당국에 신고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태를 인지한 금감원은 일단 피해 규모부터 파악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정결제 문제가 한 두 달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인지를 미처 못하고 있었다”며 “가맹점 등을 통해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피해 규모가 크면 별도로 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