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중고차로 돈 벌었다…KB카드·캐피탈, 이자이익으로 ‘선방’[머니뭐니]
KB캐피탈(왼쪽)과 KB국민카드의 광고 화면 갈무리.[출처 각 회사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상반기 KB금융그룹의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 2금융 계열사가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영업에 선방했다.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당기순익은 오히려 역성장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드사는 현금서비스, 캐피탈은 중고차 금융 등을 중심으로 이자이익 확대에 성공하며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올렸다.

26일 KB금융그룹이 전날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은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총영업익을 달성했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8395억원) 대비 10% 성장한 9266억원을 달성했으며, KB캐피탈은 2879억원에서 11% 성장한 3218억원의 총영업익을 기록했다. 총영업익은 충당금과 관리비 등을 모두 제하기 전 영업으로 얻어진 순이익을 의미한다.

이들 회사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영업실적을 성장시킨 건 이자이익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먼저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론(장기대출)뿐 아니라 현금서비스(단기대출)의 자산이 모두 크게 늘었다. 카드론 자산은 전년 동기(6조2294억원)에서 4% 성장한 6조4923억원 규모였으며, 현금서비스는 1조1288억원에서 14%나 성장한 1조2869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서비스는 현금을 높은 이자율로 단기에 빌리는 걸 의미하는데, 그만큼 ‘급전’ 수요가 몰렸다는 뜻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의 금융자산도 함께 늘어난 걸 보면 저축은행 등 타 2금융권에서 대출문턱이 높아져 대출 수요가 카드사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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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업익이 두자릿수 성장한 KB캐피탈의 경우 중고차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KB캐피탈의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2154억원) 대비 3% 성장한 223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중고차 수요가 살아나며 구매율과 함께 영업 수익성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영업력 성장이 유효했다. 최근 KB캐피탈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는 비금융 플랫폼 중 가장 높은 80만7000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하며 플랫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45만5000명에 머물던 MAU는 지난해 90만명대까지 치솟더니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중고차 금융을 중심으로 신용대출까지 늘어 리테일(소매) 금융자산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단 이 둘 회사 모두 전년보다도 큰 규모의 충당금을 쌓으며 당기순익은 뒷걸음질쳤다는 게 특징이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2457억원) 대비 21% 감소한 1929억원을 기록했으며, KB캐피탈은 1473억원에서 28% 감소한 105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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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전경.

관건은 연체율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금리 누적·경기둔화·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거시적 요인과 미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이며 금융권 전체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의 금융자산은 늘어났기 때문에 섬세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며 시장에서 부실위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당사는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내실성장 및 보수적 건전성 관리에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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