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재산세 납부의 달 7월을 맞은 직장인 S씨는 쿠폰, 상품권, 페이백 등 각종 카드사의 혜택을 비교해보고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자동이체도 끊어놓고 대기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자주 쓰던 카드사들의 이벤트 홈페이지에는 세금납부 관련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다. 무이자 할부도 7개월까지 가능하던 게 대폭 줄었다. 결국 그냥 계좌이체 방식을 택했다.
고금리·연체율 등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각종 소비자 혜택을 줄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재산세 등 세금 납부에 대한 혜택도 줄여 사용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7월과 9월에는 주택이나 토지, 건축물 등 재산에 대해 세금을 나눠 내는데, 과거에는 고객 유치전을 펼치던 카드사들이 최근에는 할부 개월 수도 줄이고 혜택을 대폭 축소시킨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세금납부 혜택을 대폭 줄인 상태다. 지난 2021년까지 신한·KB국민·삼성하나카드는 2~6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제공했다. 현대·우리카드는 2~7개월, NH농협카드는 2~8개월까지도 무이자할부가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들 혜택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방세도 2~6개월 무이자할부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불가능하다. 단 신한 체크카드로 결제시 0.17% 캐시백을 제공하던 이벤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과거 신용카드로 재산세를 50만원 이상 일시불로 납부하거나 체크카드로 20만원 이상 결제하는 경우 각종 쿠폰과 기프티콘 등을 증정했다. 무이자할부 행사도 2~6개월이나 됐다. 하지만 현재는 서울시 상대로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폭 축소했다. 서울시 세금납부를 한 이는 KB페이 포인트인 1500포인트리를 지급받을 수 있고, 전자송달 신청 및 1, 2차 모두 세금 납부 시 1인 최대 3500포인트리를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전에는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신용카드로 30만원 이상 일시불로 결제할 시 쿠폰을 줬다. 또 납부금액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최대 3만원까지 결제일 할인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들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우리카드 과거에는 국세와 제방세 모두 7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으며 납부 금액에 따라 커피 쿠폰을 증정했다. 하지만 현재는 받을 수 있는 혜택이 3개월 무이자 할부가 전부다.
한편 롯데카드는 현재 지방세 50만원 이상 결제하고 응모한 이에겐 커피 쿠폰 두 잔을 증정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자사 신용카드로 5만원 이상 세금 납부 시 2~3개월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카드사의 세금납부 혜택까지 줄어드는 건 현재 카드사가 직면한 경영 악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전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들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모두 악화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1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으며, KB국민카드 순이익은 1929억원으로 21.5% 줄었다. 하나카드는 726억원으로 23.7% 감소했으며 우리카드는 819억원으로 38.7% 줄었다. 삼성카드 순이익 역시 8% 줄어든 290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