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9개월 된 원아를 이불로 덮은 뒤 몸으로 눌러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9년을 선고 받은 60대 어린이집 원장 측이 항소심에서 "피해 아동의 부모와 합의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부(허양윤 원익선 김동규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된 A씨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피해 아동 부모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문제가 된 어린이집에 대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8월경 매매 대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여 피해 가족 측과 합의 금액에 대해 조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인 천동민 군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고 항소심 재판을 지켜보던 어머니 보티 늉(26) 씨와 아버지 천안동(33) 씨는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주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오열했다.
보티 늉 씨는 "(피고인이)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억울해서 못 살겠다"며 미리 준비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저희 부부 죽고 싶을 만큼 하루하루가 괴롭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없이 제 아들 살해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핑계만 대는 파렴치한 가해자에게 최대한의 사법적인 처벌을 해 달라. 너무 억울해서 못 살겠다. 견딜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글이 적혀 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명복을 빌겠다"며 "피고인 측이 피해 복구를 위해 합의를 원하는 만큼 일단 9월 20일을 속행 기일로 잡겠다"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을 억지로 재우기 위해 원장으로서 해선 안 될 학대 행위를 수십회 걸쳐 계속 반복했고, 아동이 사망에 이르게 돼 그 결과가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살해 의사가 있었다면 다른 보육교사가 있고 녹화가 되는 상황에서 범행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으며, 피해 아동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하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경기 화성시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천 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힌 뒤 이불로 머리까지 덮고 쿠션을 올린 뒤 자기 상반신으로 천 군을 14분간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육교사 등은 당시 낮잠 시간이 끝나고 B군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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