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개정 시행 전 법 적용받은 A씨
아동·청소년 등장 링크 받아 소지한 혐의 등
1·2심은 유죄→대법 “소지로 평가할 순 없어”
관련 조항 개정돼…현행법 ‘구입’부터 처벌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제공받은 것으로는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소지’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소지, 성착취물소지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3월 한 음란물사이트 운영자에게 4만원을 지급하고서 메신저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동영상 파일 등 1125건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URL)를 전달받아 소지한 혐의 등으로 이듬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6월 개정 시행되기 전 구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용어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변경됐고, 현행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걸 알면서 소지·시청한 경우 1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개정 시행되고 있다.
구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 등 혐의를 적용 받은 A씨에 대해 1심은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파일을 구입해 시청할 수 있는 상태 또는 접근할 수 있는 상태만으로 곧바로 이를 소지로 보는 것은 소지에 대한 문언 해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인터넷 주소를 통해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해 파일 개수와 데이터 용량을 확인했지만 이 사건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저장매체에 다운로드하지 않았다”며 “실제 지배할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가지는 않았는데, 이러한 행위를 가리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소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판결 중 구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소지) 부분은 파기돼야 한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에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시청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신설됐다”며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의사에 반해 촬영한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을 구입한 다음 직접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제공받았다면 위 규정에 따라 처벌되므로 처벌공백의 문제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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