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군이 이메일 도메인을 잘못 입력해 민감한 정보가 담긴 이메일 수십만 건을 러시아 동맹국인 아프리카 말리로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상당수 미 국방부 직원들이 지난 10년 넘게 국방부 도메인인 ‘.mil’을 착각해 ‘.ml’로 이메일을 보냈다.

ml은 아프리카 말리의 국가 도메인이다. 문제는 말리가 대표적인 러시아 동맹국이란 것. 말리는 지난 2020년 쿠데타 이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과 협력 관계를 갖는 등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다행히 국방부 공식 계정을 통해 말리에 이메일이 전송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관리와 군인들이 개인 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낼 때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밀번호와 의료기록, 고위 장교의 일정 등 민감한 내용이 이메일이 포함됐다. 제임스 맥콘빌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5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 수행원들이 묵은 호텔 방 번호가 대표적이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 시설을 방문한 해군 관계자의 개인 정보도 잘못 전송됐다.

황당하지만 웃어넘길 수 없는 이 같은 실수는 네덜란드의 한 인터넷 기업이 2013년부터 말리 도메인을 관리하기로 계약한 뒤 발견했다. 이 업체는 이후 말리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포함해 다양한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해당 문제를 알렸지만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CNN은 이메일에 담긴 개인 정보가 사이버 공격에 사용되거나 국방부 직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악용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 출신의 스티븐 스트란스키는 BBC방송에 “겉으로 보기엔 위험하지 않은 것 같은 정보라도 개별 인사의 세부 사항이 포함돼 있다면 미국의 적대국에 유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부랴부랴 이메일이 말리 도메인으로 전송되는 것을 차단했다. 또 앞으로는 잘못된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전송하지 않도록 교육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엔 IT기술 오류로 미 특수작전사령부 이메일이 약 2주 간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사건 역시 국방부가 아닌 민간 보안 연구원이 먼저 발견해 해결할 수 있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