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수요 느는데…할리스, 왜 ‘고카페인 커피’ 내놨을까 [푸드360]
전용 잔에 담긴 ‘아이스 블랙아리아 딥라떼’. 할리스는 ‘블랙아리아 원두’ 주문 시 레귤러 사이즈는 흰색 머그잔에, 라지 사이즈는 하늘색 머그잔에 담아 제공한다.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이정아 기자] ‘제로 음료’ 트렌드를 따라 커피 업계에서도 카페인 성분을 덜어내 낸 메뉴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디카페인 커피 시대’ 속에서 할리스가 자신 있게 내놓은 신메뉴는 다름 아닌 ‘고카페인 커피’다. 할리스는 기존에 제공하던 디카페인을 넘어 프리미엄 블렌드인 ‘블랙아리아’로 더 다양한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디카페인 인기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11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6933t으로 전년 대비 45.8% 상승했다.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액은 역대 최대인 7192만달러(약 920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늘어난 수요에 다수의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는 디카페인 음료를 제공 중이다. 할리스 역시 사탕수수를 활용한 친환경 공법을 통해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블렌드’를 2021년 선보였다.

할리스의 ‘역발상’…‘디카페인 시대’에 ‘프리미엄 고카페인 커피’ 출시

‘디카페인’ 수요 느는데…할리스, 왜 ‘고카페인 커피’ 내놨을까 [푸드360]
할리스의 ‘블랙아리아 아메리카노’ 제품영양정보. 레귤러 사이즈(354㎖) 기준 153㎎의 카페인이 함유돼있다. [할리스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이번에 할리스가 새롭게 기획해 선보인 함유된 ‘블랙아리아 블렌드’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기존 커피 메뉴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높다. ‘블랙아리아 아메리카노’는 아이스 음료를 기준으로 153㎎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기본 메뉴인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유량이 114㎎인 것과 비교하면 34%가량 많다.

‘블랙아리아 딥라떼’도 마찬가지다. 아이스 음료 기준 153㎎의 카페인이 들어있는데, 127㎎이 함유된 기본 카페 라테 메뉴에 비해 20%가량 많은 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카페인 음료의 기준을 100㎖당 카페인 15㎎ 이상을 함유한 음료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할리스의 ‘블랙아리아 커피’는 고카페인 음료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커피를 즐기는 고객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프리미엄 커피에서도 다양화 전략을 꾀했다고 할리스는 설명했다. 이번 신규 블렌드 출시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원두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성재 할리스 교육팀 매니저는 “과일의 풍부한 단맛을 살린 블랙아리아 블렌드는 고소한 디카페인,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시그니처와 비교해 맛의 차이가 확 느껴질 것”이라며 “할리스는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를 사용한 블랙아리아 블렌드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고카페인 ‘블랙아리아’, 스페셜티 등급 원두 배합 ‘산미 있는 달콤한 맛’ 자랑

이번에 출시된 블랙아리아는 내추럴 가공 방식의 스페셜티 등급 에티오피아 원두와 콜롬비아 원두를 새롭게 배합한 프리미엄 블렌드다. 스페셜티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에서 정한 커피 기준에서 80점 이상 점수를 얻은 전 세계 상위 7% 커피다.

블랙아리아는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과일의 풍부한 단맛과 달콤한 베리맛이 특징이다. 할리스는 과일의 산뜻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리스트레토샷 추출을 택했다. 이탈리아어로 ‘압축된’을 의미하는 ‘리스트레토(Ristretto)’는 강한 압력을 이용해 단시간에 샷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그 결과 향은 보전하면서 쓴맛은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할리스는 설명했다. 할리스 관계자는 “리스트레토의 경우 투입되는 물의 양이 적고 추출 시간이 짧아져 쓴맛을 내는 원두의 구성 성분이 함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디카페인’ 수요 느는데…할리스, 왜 ‘고카페인 커피’ 내놨을까 [푸드360]
6월 23일 할리스가 출시한 ‘블랙아리아 커피’ 2종 [할리스 제공]

실제로 블랙아리아 아메리카노의 향을 맡아보자, 과일 특유의 단내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 맛도 색달랐다. 단맛과 함께 강한 산미가 느껴져 블랙아리아 블렌딩만의 풍미를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블랙아리아 딥라떼도 블렌드와 우유의 궁합이 좋았다. 산미가 있는 원두에 우유의 풍미가 더해져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났다. 전체적으로 아이스보다는 핫 음료에서 블렌드 특유의 향과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원두 다양화 통해 선택지 늘릴 것…‘블랙아리아’ 활용 음료 확장 계획”

‘디카페인’ 수요 느는데…할리스, 왜 ‘고카페인 커피’ 내놨을까 [푸드360]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할리스 종각역점 키오스크에 부착돼있는 블렌드 원두 3종 안내판. 전새날 기자

할리스는 기존 디카페인 블렌드와 차별화된 블렌드를 선보여, 입맛이 세분화·다양화된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할리스 관계자는 “블랙아리아 블렌드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커피를 즐기는 신규 고객층을 유입시킬 것”이라며 “기존 할리스를 애용하는 마니아 고객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할리스는 블랙아리아 블렌드를 활용한 음료 메뉴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가을에는 ‘밤’을 주재료로 블랙아리아 블렌드의 장점을 살린 신메뉴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디카페인’ 수요 느는데…할리스, 왜 ‘고카페인 커피’ 내놨을까 [푸드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