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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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우울증 갤러리 폐쇄 요청.’ (올해 9월 인천남동경찰서)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를 운영 중인 디시인사이드가 자율규제 방안으로 ‘성인인증’을 통한 미성년자 일부 이용 제한 등 조치를 내놨다. 우울증 갤러리가 청소년 자살은 물론 최근에는 성범죄 온상이 됐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국회에서는 우울증 갤러리의 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범부처가 함께 나서 청소년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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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팝업으로 뜨는 경고창.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캡처]

2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는 우울증 갤러리 운영과 관련해 ▷성인인증을 통해 미성년자 글쓰기, 댓글쓰기 제한 ▷우울증 정보, 극복후기 카테고리 신설 등 방안을 내놨다.

앞서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가 디시인사이드에 대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경고’를 의결한 데에 따른 조치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글쓰기가 가능한 우울증 갤러리에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몰렸고, 이들의 자살·자해 등이 사회 문제가 됐다.

심지어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성인들의 성범죄 등도 심심찮게 벌어졌다. 지난해 여학생 투신 생방송 사건 이후, 같은 해 5월 방심위는 디시인사이드에 ‘자율규제 강화’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자율규제 강화 이후인 올해 8월에는 청소년 성착취, 가스라이팅 등을 일삼은 ‘히데팸’ 사건 등이 대중에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의 자율규제 대책에 대한 의문부호가 찍히고, 우울증 갤러리 폐쇄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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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유튜브 헤럴드스토리 캡처]

국회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제기에 나섰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시인사이드의 자율규제 내역 및 대응 방안을 지적하며,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에 대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단, 김 대표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나아가 방심위뿐만 아니라 범부처가 참여해 우울증 갤러리의 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무조건적인 사이트 폐쇄는 이용자들의 타 사이트로 이주만 부추길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방심위에서 발표된 성인인증 등 대책 외에도 우울증 갤러리의 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방심위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타 부처와 함께 온라인상에서 취약한 청소년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