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증시가 우여곡절 끝에 두자릿수 수익률을 보였지만, 정작 주식거래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주의 상승률은 코스피 수익률의 절반을 살짝 웃도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올해 연초 555.64에서 지난달 30일 602.08로 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7%, 코스닥이 27.8% 오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업종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13개 증권 관련주를 포함한다.
지난 1분기 채권금리 급락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이익 시현으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잠재 리스크에 대한 부담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이슈로 인한 2분기 비용 및 관련 이자 우려가 증권주 상승을 크게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CFD 및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수익이 1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 이상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실적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의 경우 1분기보다 2분기에 늘어나긴 했지만, 연초에서 3월로 가면서 급증했던 1분기와 달리 4월을 정점으로 2분기 거래대금이 급감세를 보인 점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올해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6조1700억원 ▷ 2월 9조6300억원 ▷3월 12조7400억원 ▷4월 13조8100억원 ▷5월 8조9100억원 ▷6월 9조900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CFD 사태와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를 딛고, 증시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증권업종에 대해 종목별로 전략적인 투자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전반적으로 CFD 이슈를 2분기에 마무리짓고 향후 거래대금 상승 수혜를 볼 수 있는 키움증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CFD 관련 불확실성이 2분기에 해소될 것이고, 거래대금이 증가할 경우 수혜가 가장 많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금융지주는 투자은행(IB) 실적의 순영업수익 기여도가 크기에, 제도 개선에 맞춰 증자를 통해 투자여력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금융시장 재편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2분기 실적은 수익증권 등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반영,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적립,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시장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며 “해당 이슈에 크게 노출돼 있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키움증권에 CFD 관련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은 2분기 실적에서 일단락될 전망”이라면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로 증시가 개선되면 업종 전반의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