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일요일인 25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외출이 쉽지 않은 주말이 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스타벅스 미술관’에 잠깐 들렀다 가보면 어떨까요. 헤럴드경제가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랜선 미술관’을 준비해봤습니다. 소개해 드릴 작품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올해 진행한 제3회 텀블러 그림 공모전의 수상작들입니다.
이 공모전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요. 청년 장애예술인들이 참가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하모니(harmoney·조화)’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의미를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안내견, 생김새가 다른 사람의 모습, 자연 속 다양한 생물이 작품에 담겨있습니다.
올해 대상은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표현한 박예슬 씨의 ‘알록달록’과 ‘장애인과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하영윤 씨의 ‘편견 없는 나무’가 받았습니다.
금상 수상작으로는 곰,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의 얼굴을 나뭇가지로 형상화한 ‘우리가 사는 세상(작가명 비공개)’과 나전칠기 문양을 떠올리게 하는 정진영 씨의 ‘함께 빛나는 밤’이 선정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에는 3만2000명(2018년 기준)의 장애예술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021년 발표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술은 장애예술인이 1위인 서양음악(27.2%) 다음으로 두 번째(26.8%)로 많이 활동하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예술 역량을 키우고 전시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태조사에서는 문화예술활동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작품발표·전시·공연 등에 필요한 시설부족(25%)’, ‘연습공간 및 창작공간 부족(23.9%)’ 등이 꼽혔는데요. 스타벅스의 이 같은 공모전은 청년 장애인작가에게 발표와 전시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공간을 판다’는 스타벅스의 오랜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죠.
텀블러 그림 공모전에 접수되는 작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3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2021년 첫 회 당시 224건이 응모됐는데 지난해 343건, 올해에는 406건이 접수됐습니다. 스타벅스는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의 지원센터에서 30일까지 직원들 대상으로 작품 전시를 한 후 하반기에는 일부 매장으로 작품을 옮겨 순회 전시를 펼칠 예정이랍니다.
참고로 스타벅스가 운영하는 ‘진짜’ 미술관도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경기 과천시 과천DT점 2층에서 별빛미술관을 운영 중인데요. 지역 예술가와 어린이·청소년·장애예술인의 작품 등을 다채롭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스타벅스 텀블러 그림 수상작들도 미술관에 직접 전시가 됐답니다.
식품업계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고용, 기부뿐 아니라 인식 개선을 위한 예술지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 5월 농심은 발달장애인 음악가 18명을 채용해 ‘신나는 심포니’ 음악단을 창단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교육기관과 시설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에서 장애예술인들에게는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입니다.
스타벅스 텀블러 그림 공모전 스타벅스 코리아가 하트-하트재단 등과 함께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년 장애인작가 대상 그림 공모전이다.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등록 장애인으로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수상작들은 온·오프라인 작품 전시, 텀블러 그림 등을 통해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