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3대 정치쇄신’ 후속조치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체포동의안 자동 가결’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다. 김기현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3대 정치 쇄신’의 후속 조치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시 사실상 개헌에 준하는 효력을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며 비판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조만간 국회법 제26조(체포동의 요청 절차)에 ‘체포동의안 표결에 응하지 않거나, 표결 시한을 넘겼을 때 헌법상 불체포특권에 준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다’는 취지의 조항을 신설하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이에 더해 체포동의안 표결 시한을 줄이고, 의결정족수를 현행보다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개헌을 하지 않고도 사실상 그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국회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체포동의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표결에서 과반 이상 반대로 부결시키거나, 본회의 개의를 지연시키는 ‘방탄 꼼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현행법은 본회의 보고된 체포동의안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시한을 넘길 경우 체포동의안은 폐기되지 않고 이후에 열리는 첫 번째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돼 표결에 부쳐진다.
과거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은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폐기됐으나, 2016년 이를 방지하는 보완 입법이 이뤄지자 다수당의 표심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올해 들어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가결됐지만,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가결을 당론으로 세웠지만, 민주당에서 다수의 이탈표가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법안을 발의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할 방침으로, 핵심은 ‘야당의 동의’다.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이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 쇄신 3대 과제’ 중 하나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여야 공동 서약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 약속을 지킬지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해 달라”며 “모든 국회의원이 앞으로 서약하도록 하자. 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런 사안을 논의하려면 야당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며 “백화점식으로 비판을 쏟아낸 김 대표의 연설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진정성 없는 제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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