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비용 등 포함 1300억 추산

판정문 분석 후 후속절차 진행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투자자-국가 간 국제중재(ISDS) 사건에서 약 69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판정이 났던 론스타 사건처럼 취소 신청 등 후속 절차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무부는 한국시간으로 전날 밤 결론이 난 엘리엇 ISDS 사건 판정문을 분석 중이다. 판정문을 분석한 후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이 사건 중재판정부로부터 판정을 수령했다. 중재판정부는 엘리엇 측의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엘리엇 측에 5358만6391달러(한화 약 690억원) 및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엘리엇이 ISDS를 제기하며 요구한 7억7000만달러 중 배상원금 기준 약 7% 정도가 인용됐다.

중재판정부는 또 법률비용으로 정부가 엘리엇에 2890만3188.90달러(약 372억5000만원)를 지급하도록 하고, 엘리엇은 정부에 345만7479.87달러(약 44억5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배상 원금 690억원에 5%의 연복리 이자와 법률비용 등을 더하면 정부가 엘리엇 측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총 1300억원 상당의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승인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주가가 하락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2018년 정부를 상대로 7억70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당초 엘리엇의 청구 금액 중 일부만 배상 책임이 인정됐지만, 지급해야 할 금액 자체가 막대한 규모란 점에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론스타 사건처럼 후속 절차 진행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배상 원금만 2억1650만달러를 론스타에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은 뒤 정부는 판정문에 오류가 있어 배상 원금이 감액돼야 한다는 취지 정정신청을 냈다. 론스타 ISDS 중재판정부가 지난 5월 한국 정부의 정정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배상 원금 48만1318달러가 감액됐다. 정부는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위한 검토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취소 신청 기한은 120일로, 정정신청 결정일부터 진행된다.

정부가 엘리엇 중재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을 하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3명으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서면, 공판, 심리 등을 새로 진행하게 되는데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 취소 신청을 하더라도 내년 안에 이에 대한 결론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셈이다. 중재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위반,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 등 ICSID 협약이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 취소가 가능하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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