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8년차 펜타곤에서 연습생 도전
Mnet ‘보이즈 플래닛’ 출연 그 후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8년차 K-팝 그룹의 리더에서 ‘연습생 이회택’으로 돌아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제대를 하고 다시 펜타곤으로 돌아왔을 때, 상황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무언가를 바꾸기엔 현실적으로 답답한 부분이 있었고, 결과적으론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주 작은 불씨를 틔워, “큰 변화를 위한 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후이를 완전히 ‘처음’으로 돌려놨다. 그는 최근 Mnet의 K-팝 그룹 데뷔 프로젝트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했다. 실제 연습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경력자이자 ‘히트곡 메이커’인 후이의 등장에서 온 충격의 크기가 상당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후이는 그룹의 대표곡을 만들며 ‘자체 제작돌’ 펜타곤을 알린 상징적 멤버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로듀스 101’(엠넷) 시즌2의 작곡가로도 참여, 워너원의 ‘에너제틱’, ‘네버’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민과 부담이 없지 않았다. 그간 쌓아온 성취와 크고 작은 명성에 흠집이 날 수도 있었다. 결과는 최종 13위. 데뷔조에는 들지 못했다. 최근 프로그램을 마치고 만난 후이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지원 당시의 전,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펜타곤으로는 다르지만, 후이로서의 명성이 내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됐어요. 제가 만들 수 있는 변화라는 것은 음악밖에 없으니, 더 멋진 성장과 발전을 위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생으로의 ‘귀환’은 재입대와도 맞먹는 일이었다. 한참이나 어린 동생들과 함께 매주 시험대에 올라 평가를 받았다. 프로그램의 MC부터 ‘마스터’까지 후이에겐 동료, 선배였다. 후이는 “와, 이렇게 힘들어도 되나 느끼는 순간들도 많았고, 속상한 순간들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출연을 결심할 때엔 예상하지 못했던 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후이가 나왔으니 이 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은가 하는 기대더라고요.” 뒤늦게 체감한 상황에 부담도 커졌다. 1, 2차 미션까지 두 어깨를 짓누른 부담에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연습생으로 선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생 시절의 기분도 다시금 느꼈다. “데뷔 이후로 이렇게 많이 혼나 본 적은 처음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의 모난 부분들을 깎아내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해도 다시 도전할 것 같아요.”
데뷔가 간절한 동생들과 함께 하며 후이는 다시 한 번 ‘초심’에 다가섰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동생들이 ‘의지하는 형’이 됐다. 하루 수면 시간은 고작 1~2시간. 새벽 5~6까지 연습을 하면서 동생들을 이끌었다. “일등을 향한 바람”은 후이의 승부욕을 깨웠다.
“어느 순간 펜타곤 데뷔 전 리더였던 후이의 모습이 오버랩되더라고요. 그 때의 전 엄청 예민하고 날카로웠던 것 같아요. 굉장히 타이트하고, 잔소리도 많이 했고요.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 시절의 모습도 나오더라고요.”
최선을 다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프로그램은 즉각적이었다. 미션마다 등수를 매기고, 미션마다 누군가는 떠나간다. “행복과 슬픔이 극명하게 갈려요. 이번엔 우리 팀이 몇 등이고, 팀 내에선 난 몇 등인지, 고민하지 않으려 해도 바로 결과가 나오죠.” 떠나는 동생들의 짐을 함께 싸고, 배웅해주며 함께 많이도 울었다. “많은 일들을 겪어도 멘탈이 강해지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조금 더 빨리 회복하는 방법, 무너졌을 때 스스로를 추스르고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게 됐어요.”
프로그램의 진리는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전 미션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아도, 피나는 노력 이후 더 나은 자리로 올라가는 친구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지금의 나쁜 상황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무조건 안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을 체감했어요.”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우고, 좌절해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이 시간을 통해 후이는 누구 못지 않게 간절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친구들에겐 지금 이 무대 한 번이 오랜 외로움, 멀리 떠나온 고향, 가족.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맞바꾼 시간이었어요. 제게도 그래요. 이 무대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다시금 알게 됐어요.”
긴 도전을 마친 지금, 그는 ‘연습생 이회택’이 아닌 ‘펜타곤 후이’로 다시 선다. 후이는 “지금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며 “우리의 음악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이즈 플래닛’을 통한 경험이 자양분이 돼, 그에게 새로운 고민과 가능성을 채웠다. ‘시간의 제약’에 묶인 아이돌 그룹을 넘어 더 멀리 있는 자신도 그려본다.
“얼마 전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아 선배님을 봤어요. 데뷔 20여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바쁘게 활동할 수 있다는게 정말 대단하고 멋지고 부럽더라고요. 저 역시 쉬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하고 싶어요. 펜타곤은 언제나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저희의 진심을 녹인 음악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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