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하고 풍자적 문체로 명성…‘돈’, ‘런던 필즈’ 등 대표작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현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인 마틴 에이미스가 19일(현지시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에이미스는 소설가 겸 시인 킹슬리 에이미스(1922∼1995)의 아들로, 부자가 대(代)를 이어 문학에서 큰 성취를 이뤄냈다는 평을 듣는다.
BBC 방송은 마틴 에이미스가 식도암으로 투병하다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21일 전했다.
에이미스는 1949년 옥스퍼드에서 소설가이자 시인인 킹슬리 에이미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타임스 문예 부록’에서 일하던 시절 자전적 요소가 들어간 첫 소설 ‘레이철 페이퍼’(1973)를 펴내며 등단했다. 이 작품은 서머싯 몸 상을 받았다.
이어 ‘죽은 아기들’(1975), ‘성공’(1978) 등의 소설을 출간했다.
1984년에 펴낸 ‘돈’과 1989년의 ‘런던 필즈’는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한 광고 감독이 첫 장편 영화 제작에 도전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룬 ‘돈’은 에이미스에게 ‘영국 문단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남겼다. 이 작품은 2006년에는 타임지가 뽑은 100대 영문 소설에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노트’라는 제목의 번역본이 출간된 바 있다.
1991년 작 ‘시간의 화살’과 2003년 작 ‘노란 개’로 부커상 후보에 두 번 올랐으며 2000년에는 회고록 ‘경험’을 펴냈다.
특유의 신랄한 문체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소설을 써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명성을 얻은 에이미스는 영국 문단의 록스타로 불렸다.
미국 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영국 소설과 미국 소설 사이의 공백을 좁혔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제임스 펜턴, 살만 루슈디, 이언 매큐언과 함께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혔다.
루슈디는 뉴요커지에 에이미스에 경의를 표하며 “그는 하고 싶었던 일은 책장 한 칸을 남기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나야’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며 “이제 그는 조용하고 친구들은 그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가 남긴) 책장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동시대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BBC에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며 나에게 개인적으로 영감을 주었다”며 “그의 톡 쏘는 풍자와 화려한 허세의 산문 아래에는 항상 사랑과 연결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여러 변화에도 살아남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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