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구청에 부담금 돌려달라며 소송

1심 일부 승소…양측 항소 포기 방침

규정 미비에 정비사업장 곳곳서 갈등

“적정성 판단 기구·부과요율 인하 필요”

“학생이 없는데 학교 지을 돈 내라고?” 원베일리  8억 돌려 받는 사연 [부동산360]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헤럴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의 재건축조합이 서초구청에 납부한 학교용지부담금 중 일부를 환급받을 전망이다. 앞서 조합은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 학교용지가 필요 없다고 보고 구청에 부담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바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조합은 지난 2021년 서초구청에 낸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조합이 구청에 납부했던 약 25억3000만원 중 8억1900만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양측 모두 항소에 나서지 않아 1심 판결 확정 이후 조합은 8억여원을 돌려받게 될 전망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구청은 항소를 포기했으며, 향후 조합도 1심 결과를 수용해 (8억여원에 대한) 지급 신청을 하면 반환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도 “1심 판결을 받아들여 약 8억원을 반환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학교용지부담금이란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학교 용지 확보, 학교 증축 등을 위해 분양가격의 0.8%를 물리는 부담금이다.

앞서 조합은 사업승인 전 교육지원청과 협의하며 기부채납 방안으로 잠원초 교실을 증축하기로 했다. 이후 증축 대신 학교용지부담금을 내기로 하며, 2021년 8월 구청에 25억여원을 납부했다. 그런데 조합은 같은해 10월 구청에 부담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소송 이유로는 ‘취학인구가 줄고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 지역’임을 댔다.

실제로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지자체가 부담금을 임의로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때 지자체 재량으로 부담금 부과 여부를 결정하게 돼, 사업장 내에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임의 면제 사유에 대한 규정뿐 아니라, 학교용지부담금 산정 기준에 대한 세부 규정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용지법과 시행령 등에는 학교용지부담금(분양가격 0.8%)을 적용할 '가구 수'에 대한 구체적인 산정방법에 대해 규정이 없다.

기존 가구 수보다 증가한 가구에만 부과할지, 기존 가구 수에 세입자도 포함해야 할지 등이 이견을 빚어, 부담금 적정성 여부를 두고 소송전 등 갈등도 잇따르고 있다. 학교용지부담금 대신 학교 증·개축으로 기부채납을 할 땐 기존 학교시설 확충 기준이 명확치 않아, 조합이 인허가 기관의 요구 조건에 무조건적으로 응하면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학교시설 기부채납에 대한 적정성을 판단할 기구가 필요하고 과도한 부담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최근 교육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교육청 협의조건 과도한 기부채납 개선 ▷교육환경평가 검토 인력 확대 및 기관 추가 지정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요율 인하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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