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7차, 조건 없는 종상향 원하지만

市 “기준에 따른 요구…협의 대상 아냐”

조합은 사업성 우려…이견 좁히기 관건

“공공기여 요구 부담스럽네”…강남권 첫 공공재건축단지의 고민[부동산360]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7차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7차 아파트가 지자체와 공공재건축 방식에 따른 공공기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공기여란 지자체가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용적률 상향 혜택을 주는 대신 재건축 단지로부터 공공기여시설 혹은 부지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신반포7차 조합은 최근 소식지 등을 통해 서울시가 공공재건축을 통한 용도지역 1단계 종상향(제3종 일반주거지역→준주거)에 따른 공공기여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강남권 재건축인 신반포7차 공공재건축의 종상향에 따른 개발이익이 많다고 보고, 토지를 더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은 종상향에 의한 공공기여 순부담은 관련 법률에 근거한 요구가 아니라며 사업성 저하가 우려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용도를 올려 공공기여를 요구한 것은 시의 현행 기준에 따른 것이며, 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할 때는 15% 공공기여를 해야 하고, 한강변 단지이므로 10%의 공공기여 비율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단지 인근 한신공영 부지와 관련한 용도 변경에 대해서도 기준에 따라 순부담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및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등 서울시의 기준에 따라 종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을 요구한 것”이라며 “기준에 어긋나는 임의적인 추가 요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의 요구는) 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공공재건축인만큼 임대주택 비율도 반으로 줄어드는데, 공공기여 비율을 더 줄일 여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시는 신반포7차 조합의 정비계획에 대한 사전기획안을 보류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가 조합의 사전기획안을 보류 중”이라며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전향적 협조를 요구했다. 신반포7차 조합은 지난해 LH와 공공재건축 공동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비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기획안을 마련 중이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시행자로 참여하면서 통합심의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용도지역 상향으로 용적률을 완화해 고밀 개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대신 관련법에 따라 늘어난 용적률의 40~70% 범위에서 공공분양·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에 용적률 여유가 있는 강남권 단지들은 공공재건축을 꺼려왔지만, 신반포7차는 달랐다.

신반포7차는 같은 필지 내에 주거용지가 아닌 상업용지인 한신공영 사옥 부지가 있어, 용도변경할 경우 기부채납 비율이 늘어 사업성이 낮아진다. 그런데 공공재건축을 할 경우 한신공영 부지를 포함해 일괄적으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돼 사업성과 사업 속도가 모두 빨라질 수 있어 강남권에서 처음 공공재건축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추가 기부채납 요구를 놓고 조합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사업 진척의 새로운 걸림돌이 될지 주목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와 관련해 지자체와 주민 간 이견을 빚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80년 준공된 신반포7차는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적용된다. 총 1045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471가구, 공공분양 및 임대는 각각 127가구로 지어진다. 조합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현재 40층인 층수계획을 최대 49층까지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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