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완화로 대기 줄어
아이오닉5·EV6 6개월 기다리면 출고완료
하이브리드는 반도체 외 부품 공급난 여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작년 말 18개월까지 늘어났던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의 대기기간이 2개월로 대폭 줄었다. 16~18개월이 걸리던 기아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카니발’, ‘쏘렌토’ 대기기간도 2~3개월로 감소했다.
반도체 부품 수급이 정상화하면서 생산 물량이 증가했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로 예약한 차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며, 대기기간이 대폭 줄었다는 분석이다.
4일 현대차·기아가 영업 일선에 공유한 4월 납기 정보에 따르면 이달 3일 아이오닉6를 주문하면 2개월의 대기기간이 발생한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18개월의 대기기간이 걸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출고가 빨라졌다. 지난 1월에는 16개월, 2월에는 13개월, 3월에는 5개월, 그리고 이달 2개월로 줄었다.
‘아이오닉5’ 역시 대기기간이 지난해 12월 12개월에서 이달 6개월로 절반으로 줄었다. 현대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도 엔진에 따라 대기기간이 8~11개월에서 4~8개월로 감소했다.
한 달만 기다리면 출고되는 차도 많아졌다. 아반떼 N 2.0 터보, 제네시스 G80, 싼타페 디젤, 넥쏘 등은 대기기간이 1개월에 불과하다.
기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해 7월만 해도 18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전기차 ‘EV6’는 지난해 말 12개월에서 이달 6개월로 대기기간이 대폭 단축됐다. 특히 GT 모델 일부 사양은 차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쏘렌토 가솔린은 지난해 12월 10개월에서 현재 2~3개월로, 카니발 디젤은 16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현상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며 생산 물량 증가로 공급 확대가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높은 할부 금리로 차를 포기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초 연 2~3%(36개월 기준) 수준이던 신차 할부 금리는 현재 7~8%대로 뛰었다.
다만 하이브리드(HEV) 모델 등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은 여전하다. 현대차 아반떼·싼타페 HEV는 현재 차를 받으려면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니로·스포티지·쏘렌토 HEV는 각각 7·10·13개월의 대기기간이 발생한다.
특정 선택사양에 따라 대기기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현대차는 파노라마 선루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을 선택하면 납기가 길어진다. 기아는 HEV에 탑재되는 감마T엔진 ECU(전자제어장치) 부품 부족 사태가 여전하다.
출고 기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의 고민은 크다. 많은 고객이 긴 대기기간에 지쳐있는 데다가, 고금리가 이어지며 고객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있어서다.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이벤트와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걸고 고객 잡기에 나선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5·6를 계약하고, 대기하고 있는 고객이 전환 출고할 경우 100만원을 할인해 준다. 기아는 180일 이상 신차 출고를 기다려준 이들을 위해 고객 보답 프로그램 ‘기아 베네핏 플러스’를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쉐보레는 콜로라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선수금 없는 최대 36개월 1.9% 초저리 할부 프로그램 운영한다. 캐딜락은 XT4·XT5·XT6 대상 무이자 할부 혜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