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학생 처분 집행정지 인용 50% 이상

대입 반영 강화할 때 불복 소송 더 증가할 듯

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연합]
지난달 28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등교 정상화로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늘면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에 들어간 경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입 정시모집에 학교폭력 처분을 반영하도록 하는 등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불복절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3년간(2020∼2022학년도) 전국 학교폭력 조치사항 불복절차 현황' 자료를 보면 이 기간 가해학생의 행정심판 청구건수는 2077건, 행정소송 청구건수는 575건이었다.

피해학생의 행정심판 청구는 1014건, 행정소송은 64건으로 가해학생보다 월등히 적었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처분에 이의가 있는 학생은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낸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진행됐던 2020학년도에는 가해학생의 불복절차 청구가 587건(행정심판 478건·행정소송 109건)이었지만, 2021학년도에는 932건(행정심판 731건·행정소송 201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33건(행정심판 868건·행정소송 265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등교가 정상화되고 학교폭력 심의건수 자체가 늘면서 불복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불복절차에 들어갈 때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3년간 가해학생이 신청한 집행정지 인용 비율은 행정심판 기준 53.0%, 행정소송 기준 62.1%에 달했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 당시에도 2018년 3월 전학 처분이 내려졌지만, 이후 정순신 변호사 측이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실제 전학은 2019년에 이뤄졌다.

가해학생 측이 이처럼 집행정지 신청을 포함한 불복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대부분 처분을 늦춰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가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대입 정시모집에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불복절차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불복절차가 증가하면 피해학생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처분이 늦어지면서 2차 피해를 보는 경우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