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잔액 최대인데…10명 중 8명, 이자 20% 육박[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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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국내 카드사의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0명 중 8명이 법정최고금리인 18~20%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카드사까지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리볼빙(결제성) 이용자들이 최대 수수료율을 지급하고 있었다. 향후 연체율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카드는 리볼빙 이용회원의 76.38%, 약 10명 중 8명에 연 18~20%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리볼빙은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 금액 비율은 카드 대금의 10~100%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00만원씩 카드를 긁는 이가 리볼빙 결제비율을 10%, 수수료율을 20%로 설정한다면 첫째 달에는 200만원의 10%인 20만원만 내고, 둘째 달에는 카드사용액 200만원과 전 달 잔여원금 180만원을 합산한 380만원의 10%, 그리고 잔여원금에 대한 수수료 20%가 합쳐진 41만6000원이 결제되는 식이다. 처음에는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제대금으로 인해 위험한 금융거래로 손꼽힌다.

단 이 수수료율은 카드사별로, 신용등급별로 다르다. 금융위는 리볼빙 이용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자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비교 공시’ 의무를 강화했다. 소비자 특성별로 최소 결제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차등화도 추진했다.

리볼빙 잔액 최대인데…10명 중 8명, 이자 20% 육박[머니뭐니]
출처 : 여신금융협회

그 결과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에서 18~20%대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이용자의 평균 비중은 45%로 절반이 조금 안됐지만, 여전히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절반이 넘는 리볼빙 이용자들이 18% 이상의 최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었다.

이같은 ‘고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리볼빙 잔액은 수개월째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695억원으로, 직전 달과 비교해 73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6월 리볼빙 잔액이 전월대비 1591억원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리볼빙 잔액은 연이어 증가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미루는 ‘결제성’과 현금서비스·카드론처럼 대출상품 상환을 연기하는 ‘대출성’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대출성 리볼빙은 총량 규제에 포함되지만 결제성 리볼빙은 총량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여기에 위험 관리를 위해 할부 개월 수까지 제한하자 이용자들은 리볼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에 주요 카드사 연체율도 전년 대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21%로 전년(0.66%)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한카드 역시 1.04%로 전년 대비 24bp(1bp=0.01%p) 늘었으며 하나카드는 0.98%로 5bp, KB국민카드는 0.92%로 4bp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