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미래 비전 명확히 제시했다”
이달 말 주총 문턱 넘어야 공식 취임
‘KT 최대주주’ 국민연금 반대표 전망
구현모 대표 이어 현직 내부인사 출신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내정됐다. 윤경림 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수 있다. 정기 주주총회에선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가 예상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7일 이사진 전원 합의로 윤경림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윤 사장에 대해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디지털 전환(DX) 사업 가속화 및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앞서 후보에는 윤 사장 외에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이 올랐다. 전·현직 KT 임원 4인이 경합을 벌인 끝에 현직 인사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KT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디지털 전환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사장에 대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디지털 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KT로선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후보를 확정하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단 한숨 돌린 모양새다. 이제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타날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의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그동안 KT 차기 대표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연일 문제 삼으며 제동을 걸어 왔다. 이로 인해 KT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경선을 다시 진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는 지난 달 23일 돌연 연임 도전을 철회하고 후보에서 사퇴했다. 구 대표는 이달 30일 임기를 마치는 대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최종 후보로 확정된 윤 사장 역시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압박’을 넘어서야 한다. 부결될 경우 KT는 초유의 ‘CEO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앞서 KT 차기 대표 후보군이 모두 전·현직 KT 인사로 추려지자 정치권에서 비토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생의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도 차기 대표 후보군이 전·현직 KT 인사들로만 구성된 것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 ‘구현모 대표의 아바타를 내세웠다’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KT 차기 대표 인선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며 당장 인선을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KT 이사회는 예정대로 이날 최종 후보를 선출했다.
강충구 의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 의장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joz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