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나경원과 TK일정 소화
安 “공갈연대”·千 “2차가해”
黃 ‘울산 의혹’ 기자간담회
막바지를 향하는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결선투표 여부를 놓고 주자들 간 신경전이 거세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해 당선을 노리는 김기현 후보는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 연대)를 내세워 핵심 지지층 표심 결집에 나섰다. 반면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나란히 ‘1위 때리기’에 나서며 과반 득표 저지에 힘을 모으는 모습이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후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경북(TK)에 머무르며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TK를 핵심 축으로 한 영남권은 전당대회 투표권을 쥔 책임당원 비율이 전체의 39.7%에 달한다.
이 곳에서 김 후보는 첫날 나경원 전 의원과 일정을 소화하며 김나연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다 1월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 전까진 매번 여론조사 순위권에 올랐던 유력 당권주자였다. 특히 김 후보는 “우리 나 대표님과는 오랜 정치 20년 동지”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당을 지킨 정통 보수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일각의 불화설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배경에는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의 비판, 친윤계 초선의원들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도 “대통령과 정말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서 그 지도부가 대통령의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에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각각 “공갈연대” “학폭(학교폭력) 2차 가해와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 표정을 보면 억지로 끌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며 “처음에는 스포츠 스타들, 그다음엔 나경원 전 대표, 바른정당 전 당협 위원장 출신들, 그리고 윤상현 의원이 지지 선언을 했다는데, 이 중 사실인 게 거의 없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천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집단적으로 괴롭힐 때는 언제고, 이제 와 가지고 ‘아직 이용 가치가 남았으니까 다시 한번 뽑아 먹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후보는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토건비리 의혹’을 재차 저격했다. 이 의혹은 김 후보가 울산시 고문변호사였던 1998년 2월 매입한 임야 약 3만5000평 인근이 KTX울산역 역세권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한 개입이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황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불안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울산 땅 문제를 총선카드로 쓰려는 게 저들(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라며 “금방 당이 무너지고 또 비상대책위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도로가 (노선이) 변경된 것은 송철호 민주당 시장 때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 박맹우라고 우리 시장이 있을 때”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는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월8일 본선 1차 투표에서 김 후보가 과반 이상을 득표하는 ‘깔끔한 승리’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대에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 없을 경우 1·2위간 양자대결로 치러진다. 전체 2위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적인 데다, 3·4위 표가 흡수되면서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40% 초반의 박스권에 갇혔다”며 결선투표 가능성 높게 봤다.
김 후보를 제외한 주자들은 전부 결선투표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결선 투표를 가게 되면 천하람 후보 지지자나 또는 황교안 후보 지지자분들이 저를 선택하는 게 총선에서 이기게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도 전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후보와의 결선을 200% 확신한다”며 “안철수 후보님이 제게 레드카펫을 깔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결선 올라갈 것이고 또 승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황 후보는 결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래도 보수 우파, 정통 보수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던 것은 김기현 후보가 아니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결선행을 예상하는 이들과 달린 김 후보 측은 1차 투표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윤핵관과 친윤계의 지지를 받으며 ‘윤심 후보’로 대표되는 김 후보로선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1차 투표 당선이 더욱 절실하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책임당원 표심은 국민의힘 지지층 표심이 아닌 대통령 국정지지도 적극 지지층의 표심과 비슷하다”며 “그 경우 1차 투표에서 50%대 득표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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