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500억원에서 20조원 될 회사, 알아봤다”
두나무, 직방, 리디북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될 성 부른 스타트업을 알아보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김제욱 부사장의 이야기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스타트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투자왕’ 김제욱 부사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제욱 부사장은 2016년 기업 가치가 500억원 가량이었던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를 주도했다.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지난해에는 20조원까지 오르며 스타트업계의 신화가 됐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를 운영하는 리디에는 네번이나 투자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2013년 처음 투자, 꾸준히 후속 투자를 했고, 2020년에는 시리즈E 투자에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국내 온라인동여상서비스(OTT) 왓챠, 지금은 무신사로 통합된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 등 김제욱 부사장이 투자한 스타트업은 60여곳. 아직까지 관리하는 곳도 30여곳에 이른다.
꾸준히 투자 성과를 내던 김제욱 부사장의 이름이 다시 한번 입길에 오른 건 지난해 상반기. 연봉과 투자 성과 보수를 합쳐 262억8500만원을 수령하며 업계에서 연봉 1위에 올랐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심사 직원(남성 기준)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1억9000만원 가량이다.
이같은 선구안은 벤처캐피탈 업계에 본격 뛰어들기 이전에 다져졌다. 김제욱 부사장은 서울대 학부에서는 지구환경과학을, 대학원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SW연구소에서 개발 및 기술전략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투자의 세계에 발을 담근 건 2010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업무를 하며 엔지니어보다 비즈니스에 도전하려는 마음이 솟았다. 이같은 이력을 지닌 만큼 김제욱 부사장은 투자 심사역으로 시작하기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한다.
투자 심사를 시작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자리를 지키며 2021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민주 회장이 설립한 에이티넘인벤스트먼트는 34년이 넘은 1세대 벤처캐피탈이다. 제일창업투자, 한미창업투자 등을 거쳐 김제욱 부사장이 합류했던 2010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매출 1176억원에 영업이익 832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5%, 383%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요즘 투자업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레 스타트업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제욱 부사장은 초기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스타트업 특성 상 투자 유치 성공에 주력해야 한다고 봤다.
김제욱 부사장이 최근 주목하는 분야는 기업간거래(B2B)다. 잘 알려진 배달의민족, 쿠팡, 토스, 직방 등은 모두 소비자와 접점이 큰 B2C 서비스다. 무르익은 B2C 서비스보다 투자자가 비교적 적은 B2B 서비스가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한국계 스타트업·VC 커뮤니티 ‘82스타트업’에 참석한 김제욱 부사장은 “한국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창업했을 때 승률이 높은 아이템은 B2B”라며 “산업의 특정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집중하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충분히 스케일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