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 400여명 서울집회…최정우 퇴진 요구

본점 소재지 변경건은 주총 안건 상정 추진

시민단체의 인력 및 조직배치 개입은 과도해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모습. 포항=임세준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모습. 포항=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포스코그룹이 본사 이전 문제를 두고 포항시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경북 포항시민 약 400명은 14일 서울에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에 따르면 이 위원회 소속 대책위원과 시민은 이날 관광버스 21대와 승용차 등을 동원해 서울로 이동한 뒤 서울에 사는 출향인들과 합류했다.

이들은 오전 9시30분쯤 수서경찰서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동시에 집회를 시작한 뒤 오전 11시쯤 서울 포스코센터로 자리를 옮겨 최 회장에 대한 업무상 배임 사건 수사와 퇴진을 촉구했다.

범대위는 포스코가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를 서울에 설립하기로 한 데 반발해 포항지역 시민단체가 지난해 2월 결성한 단체다.

강창호 위원장은 “포스코가 포스코 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간판만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드시 인력과 조직 등이 실질적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시 및 범대위와 3개 사항에 합의한 뒤 합의안을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측이 합의한 3개 사항은 지주회사 소재지를 올해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포항시와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을 협의한다는 안이다.

포스코는 포항시와 상생협력TF를 지난해 3월 구성해 총 7차 회의를 진행해오면서 합의안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오는 16일 본점 소재지 이전건을 이사회에 주총 안건으로 부의한다. 의결되면 내달 17일 주총에 상정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최근 범대위는 포스코 지주회사 조직 및 인력의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의 수도권 설치를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상경 시위에 나서는 등 도를 넘는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주총안건으로 상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데 범대위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은 주인인 주주들의 몫”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여러 발전적인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시민단체들이 당초 합의안을 넘어 단체 행동으로 기업의 인력, 조직배치를 문제를 삼는 것은 향후 주주가치 하락, 기업 경쟁력 저하, 지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포스코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지주회사 본사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주사 체제가 아닌 삼성, 현대차를 제외하고 SK, LG, 롯데, GS, HD현대, CJ, 효성, 두산, 한진칼 등의 지주사 본사는 모두 서울에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주사로서의 역할과 목적을 배제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무시한 일률적인 지주사 인력과 조직의 지역 이전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범대위가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의 수도권 설치를 반대하는 데 대해서는 “포항 본원 외에도 수도권 분원 설치를 검토하는 것은 포항, 광양, 송도, 해외 연구소와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포스코그룹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완성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지역 투자 계획 역시 최근 3년(2019년~2021년)간 집행한 3조4000억원 대비 53% 증가된 5조2000억원(2022년~2024년)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철강분야(6코크스 신설, 원료야드화 등)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 양·음극재’ 관련 투자에는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한 고용유발 효과는 연 7만5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50여년간 회사는 포항제철소 및 광양제철소와 인접한 곳에 투자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고 사업 시너지를 높여왔다”며 “지역상생협력의 경우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를 통해 설비가 안정화된 이후인 올 2분기 이후 논의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