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판단과 달리 ‘횡령 일부 인정’
“실제 목적에 사용” 윤 주장 소명돼
기부 강요 등 혐의도 무죄로 판단
검찰 “윤 의원 주장만 받아들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정의기억연대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58)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의원이 약 1700만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다른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지난 10일 서울 서부지법 형사 11부(재판장 문병찬)은 사기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에 오른 윤미향 의원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윤 의원이 정의연 자금을 일부 횡령한 것은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검찰이 횡령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윤 의원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정의연(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법인 계좌 자금을 개인 용도로 지출했고, 개인 계좌로 모금한 자금을 사용하는 등 200여 차례에 거쳐 1억35만원을 빼돌렸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총 68회에 걸쳐서 1700만원 상당의 돈만 횡령했다고 봤다. 법원은 정대협 활동과 관련해 모금을 하면서 수입과 지출에 대해 회계처리를 하지 않아 총 기부금액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윤 의원이 정대협 자금 중 실제 목적에 따라 사용한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특히 시민단체의 특성상 정대협 활동이 매달 보고됐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조적으로 지출 목적으로 허위로 꾸미기 어려웠다고 봤다.
여기에 법원은 윤 의원의 일부 횡령 혐의를 검사가 증명하지 못했다고 봤다. 판결문에서 법원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에게 유죄 의심이 간다고 해서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에게 기부를 강요한 혐의도 법원은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은 윤 의원에게 길 할머니가 치매상태임을 이용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성금 중 일부인 792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만들었다며 준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가 어떤 시점부터 기부 관련 의사 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심신장애 상태였는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밖에 2013년 안성 쉼터를 짓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정의연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법원은 “당시 시세가 정확하게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1심 판결 선고 후 검찰 관계자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증거로 인정되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미향 의원도 항소를 통해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1심 판결 후 법원을 나오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1억원 이상 횡령했다고 했지만 극히 일부인 약 1700만원에 해당하는 부분만 유죄로 인정됐다”며 “(유죄로 인정된) 금액도 횡령하지 않았다. 남은 항소 절차를 통해 그 부분도 충분히 소명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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