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조경태·윤상현 외 서병수만 공개 입장

중진들 물밑 우려에 외려 초선이 당 분위기 주도

“낙천 우려 큰 TK·PK…욕심 있다면 조용할 수밖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개인적으로는 중진들이 지금 당 상황에 대해 한소리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최근 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둘러싼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을 지켜보는 친윤계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격과 초선의원들의 연판장, 개운치 못한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 연대) 등 당권 경쟁 과정에서 벌어진 이전투구에 친윤계 내부에서조차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 셈이다. 그럼에도 당은 조용하다. 특히 당 내 ‘어른’인 중진의원들이 침묵하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31명 가운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의원은 조경태(5선)·윤상현(4선)·서병수(5선) 정도다. 조 의원은 전날 대구 달서구을 당원간담회에서 “이제는 당 대표를 누구 똘마니 시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전체가 정상이 아니다. 진짜 비정상”이라며 “이게 제대로 된 전당대회인가. 분열대회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윤 의원은 당대표 후보임을 감안하면 선거 유불리에 관계 없이 직언을 한 중진은 서 의원 뿐이다. 서 의원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비판하는 등 윤심 논란이 극에 달했던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건 윤석열 대통령을 욕 보이는 짓이다.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짓”이라며 “대통령실 관계자란 이름으로 당의 일꾼을 면박주는 일도 결코 옳지 않다”고 일침을 놨다.

그 외 중진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륜과 당 내 입지를 바탕으로 여론을 주도하는 중진들의 모습을 이번 전대 국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당 내 여론을 주도하는 건 오히려 초선이다. 국민의힘 의석의 약 54%(63명/115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 중 50명 가랑은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불출마의 계기 중 하나가 된 ‘나경원 비판’ 연판장을 돌렸고, 이후엔 김나연대에 앞서 나 전 의원을 위로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진들이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꺼리는 배경에는 내년 총선이 있다. 중진들 대다수는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데,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출마를 노리는 경쟁자들이 많아 공천권을 쥔 차기 당대표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내년 낙천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는 지역들”이라며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다면 조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진들은 물밑에서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PK 지역의 한 중진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전대가 잘 돼야 하는데 너무 시끄럽다는 걱정을 나눴다”며 “함께 사는 부부라도 속을 다 모르고, 선거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데 너무 과열됐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공천에서 자유로운 정치원로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선 의원 출신인 이재오 상임고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래를 제시하기는커녕 과거의 나쁜 행태로 돌아가면서 당의 분열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며 “이래가지고 전당대회가 치러진들 그 후유증이 없겠나. 당이 아주 어려운 길로 가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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