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이상 월세 2021년 73건→2022년 147건으로 늘어
“경기침체·금리상승이 고가 월세 시장 늘게해”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급격한 금리인상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월세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가 전년대비 2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 고점인식과 경기침체 우려로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졌던 지난해 자산가들도 집을 매입하기 보다는 초고액의 월세를 내고 주거공간을 마련에 나선 것이다.
2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서울에서 월세 1000만원이 넘는 계약 건수는 147건으로 집계됐다. 월세 2000만원 넘는 계약도 27건에 달했다. 2021년 한해 동안 월세 1000만원이 넘는 계약(73건)의 두배를 넘는 숫자다. 2021년 월세 2000만원이 넘는 계약은 12건이었다.
월세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는 최근 몇년간 급등하는 추세다. 2018년 8건이던 것이 2019년에는 14건, 2020년 23건, 2021년 73건, 2022년 147건으로 늘었다. 이중 역대 가장 비싼 월세는 지난해 3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4000만원으로 계약한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 273㎡(6층)였다.
지난해 1000만원 이상 월세 계약건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다. 한남더힐은 지난 한해 동안 14건의 1000만원 이상 월세계약이 있었다. 월세 2000만원이 넘는 계약만 9건, 2500만원이 넘는 계약도 3건에 이르렀다. 그 뒤를 이어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각각 12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8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각각 7건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집을 소유하기 보다는 경험의 수단으로 여기는 젊은 자산가들이 늘어나며 고가 월세 선호현상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가 주택을 주로 중개하는 림코 부동산중개법인 유영화 대표는 “지난해 고가 주택 매매시장은 거래가 거의 없는 반면 고가 월세 시장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 계약이 성사됐다”면서 “경기침체와 급격히 오르는 금리가 오히려 고가 월세 시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