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서울교통공사 갈등 고조
최근 5년 무정차 사례 25건 보니
대규모 집회·축제인 경우 해당
3일 오전에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로 시민들의 불편을 겪었다. 이번에는 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역이다. 전장연은 전날 4호선 삼각지역에서 탑승시위를 13시간 동안 이어갔다. 서울교통공사는 유례 없이 13차례나 삼각지역에서 열차를 세우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날에도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기습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진행했다. 당초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시위를 재개한다고 공지했지만, 오전 8시에 성신여대역에서 기습적으로 장소 및 시간을 변경했다. 이들은 선전전을 마친 뒤 성신여대 역에서 탑승했다. 이후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으로 내릴 예정이었지만 전장연 활동가들 15명은 동대문역사공역에서 기습적으로 하차해 시위를 계속했다.
하차 후에는 전장연 활동가, 공사 직원, 경찰관 등이 역사 안에서 뒤엉키며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서교공 관계자는 “전장연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해 지하철 지연을 유발하고 있다”며 “역사 안에서 고성방가, 철도 안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항목 위반했기에 시위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나가서 퇴거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전장연 활동가는 “장애인이란 이유만으로 탑승을 저지당하고 있다”며 “어제 600명 넘는 경찰 투입됐고 단 한 번도 지하철을 타지 못했다. 장애인도 시민이다”고 외쳤다.
전장연이 기습 시위를 진행한 데는 전날 서울교통공사가 강경 대응을 한 것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 이날 전장연은 지하철 보안관과 경찰 탑승 거부 없이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전날 공지한 대로 열차 지연 유발 행동을 하지 않은 채 지하철에 탑승해 이동하다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무관용’원칙을 천명한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 삼각지역에서 무정차하고 시위자들의 지하철 탑승을 저지하는 등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민들의 지하철 불편함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무정차 횟수를 놓고 볼때 시의 대응은 이례적이다. 헤럴드경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3년) 실시한 무정차 통과 전체 건수는 39건이었다. 연간 무정차 건수가 10회 미만으로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화재나 수 만명 이상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시위나 축제였다. 전체 39건 중 화재나 연기 발생 사례는 1건, 도림천 범람 등 재해 관련 사례는 1건이었다. 대규모 시위나 축제로 무정차한 경우는 10건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일 새벽까지 1호선 종각역이 무정차한 것으로, 당시 새해를 맞아 종로 보신각에 경찰 추산 6만명의 시민이 몰렸다.
서울교통공사 무정차 관련 내부 규정을 봐도 지난 2일 무정차는 예외적이다. 서교공은 관제운영규정 제29조·31조, 관제업무내규 제 62조 등을 통해 무정차 통과 사례를 적시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운전관제는 승객폭주, 소요사태, 이례상황 발생 등으로 승객 안전이 우려될 경우’ 역장과 협의하여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 시킬 수 있다. 전장연 시위는 이례적 상황 발생에 해당된다.
전날 서교공은 출근시간대 아닌 오후 3시2분 1대를 시작으로 무정차 통과를 진행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8시51분부터 9시8분까지는 5대, 오후 9시13분부터 오후 9시43분까지 7대가 삼각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운행했다.
출퇴근 시간 혼잡을 감안한다 해도 무정차 통과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10월 8일 불꽃축제로 무정차 통과가 진행된 여의나루역은 오후4시부터 1시간동안 1만5473명이 방문했다. 반면 서교공에 따르면 출근 시간 4호선 삼각지역 승하차인원은 평일 기준 1시간당 2500~3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은 지난달 19일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전장연의 선전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결정한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이 고의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장연은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했지만, 공사는 불법시위로 인한 이용객 불편, 공사가 입은 피해 등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객분들의 안전을 위해 상황에 따라 무정차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김빛나·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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