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회원국 간 기업 불이익 주지 말아야”
美 “국내 안보 문제, WTO 개입 사안 아냐”
홍콩 “베이징과 별개의 세관구역 확인 환영”
세계무역기구(WTO)는 미국이 홍콩산 제품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표시를 의무화한 것이 국제통상법을 어겼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며 반발했다. 21일(현지시간) WTO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General Agreement on Goods and Tarifes) 제9조 1항에 따라 미국은 표시 요건이 다른 WTO 회원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면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자 2020년 8월부터 홍콩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올 때 중국산 표시를 하도록 강제했다.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누리는 홍콩을 ‘중국의 한 도시’로 격하시킨 것이다.
미국은 필수적인 안보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WTO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WTO는 홍콩 내 인권 탄압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국제 관계에서 비상사태라고 정의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진 않다”며 “미국의 조치를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애덤 호지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홍콩 자치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행동이 미국 안보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며 “WTO는 회원국이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재단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필수적인 보안 문제에 대한 판단을 WTO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WTO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WTO엔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이번 판결이 홍콩을 중국과 별도의 관세영역으로 확인했다며 환영했다. 알제논 야우 홍콩 상무경제개발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미국이 국제 무역 규범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차별적이며 불공정한 요건을 부과한 것이란 점을 확인해줬다”며 “미국은 홍콩 제품과 기업을 억압하며 경제와 무역 문제를 정치적으로 비화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WTO 회원국인 홍콩의 공식 명칭은 ‘홍콩, 중국’으로, 관세 권한이 중국 당국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홍콩 정부는 2020년 말 WTO에 미국의 정책이 “홍콩 브랜드를 훼손하며 홍콩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항소권은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WTO 항소기구에 대한 불만으로 미국이 항소위원 임명을 거부해 기능이 정지됐기 때문이다. 항소 기구를 임시 대체할 ‘다자간 임시 항소 중재 약정’(MPIA·Multiparty Interim Appeal Arbitration Arrangement)을 체결에서도 미국은 빠졌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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