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직원 야간 숙직·女직원 휴일 일직 근무는 차별 아니다'
인권위, 진정 기각 결정 논란 커지자 보도자료 내고 진화
“특정 성별 이유로 당직 편성 관행, 재고할 필요 있다”
“다만 女는 폭력 등 상황에 취약…女당사자 입장 청취해야”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남성 직원들은 야간숙직을 하고 여성은 휴일 낮 일직근무를 하도록 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려 논란이 된 가운데 인권위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인권위는 이날 '금융회사의 당직근무 편성에 관한 의견표명'이란 이름의 보도자료에서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특정 성별을 이유로 당직을 편성하는 관행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의견표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는 점이 집중 부각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자신들 역시 '관행 개선'의 필요성을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인권위는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당직을 남성에게만 배정해온 관행은 직장 내 여성의 수가 적고 편의시설이 열악한 점 등 차별적 상황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며, 또한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보는 성차별적 인식은 공적 영역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원리로 작동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과거와 비교해 여성 직원 수가 많아지고 보안시설이 발전하는 등 여성이 숙직을 수행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면 성별 구분 없이 당직근무를 편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성평등 관점에서 보더라도 남성도 가족돌봄 등의 상황에 따라 당직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불평등한 성별 권력관계에서 여성은 폭력 등의 위협상황에 취약할 수 있고, 여성이 야간대에 갖는 공포와 불안감을 간과할 수 없으므로, 여성에게 야간 당직근무를 배정하려면 우선 여성 당사자의 입장을 청취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향후 남녀 당직근무 방식에 차별이 없도록 개선해나가야 하는 건 맞지만 일단은 여성 당사자의 입장을 청취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인권위는 또 "피진정인에게, 여성 직원의 숙직근무 확대와 관련해 당사자인 여성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동조합과 협의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진정회사의 경우 ▷한 차례의 관내 순찰을 제외하면 숙직과 일직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아 숙직이 특별히 고된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숙직이 일직보다 6시간 길지만 숙직 중 5시간의 휴식 및 숙직 후 4시간의 보상휴가가 주어지는 점 ▷남성과 여성의 당직주기가 같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의 당직 편성이 남성에게 현저히 불리한 대우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기각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농협IT센터에서 근무하는 A씨는 당직근무 편성 시 여성 직원에게는 주말과 휴일 일직을, 남성 직원에게는 야간숙직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남성에 대한 불리한 대우이고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지난해 8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최근 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뒤 지난 15일 A씨에게 이를 통보했고, 인권위 판단을 이해하지 못한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권위 결정문을 공개하며 논란이 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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