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바하마 법원에 출석했다 교도소로 돌아가는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21일(현지시간) 바하마 법원에 출석했다 교도소로 돌아가는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로 고객에게 천문학적인 손실을 안긴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바하마 교도소에서 일반 수감자들은 꿈도 못 꿀 특전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바하마 교도소 관계자를 인용, 뱅크먼-프리드가 일반 수감실이 아닌 의무실에서 생활했으며 TV를 시청하는 등 안락한 생활을 했다고 보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검찰로부터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2일 바하마 당국에 체포됐다.

‘여우고개’(Fox Hill)란 별칭으로 불리는 바하마 교도소는 수감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곳으로 현재 약 1500명이 수감돼 있다.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가 수감된 바하마 교도소 ‘여우고개’(Fox Hill) 정문 모습 [AP]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가 수감된 바하마 교도소 ‘여우고개’(Fox Hill) 정문 모습 [AP]

블룸버그는 바하마에서 그가 머물던 3000만달러 짜리 펜트하우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다른 수감자들과 비교할 때 수감 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다른 4명의 수감자와 함께 의무실을 썼다. 하지만 그를 감시하기 위해 전담 경비원이 배치됐으며 교도소 의료진이 하루 두 번 건강상태를 체크했다.

의무실 안엔 선풍기만 있지만 주변 감찰관실의 에어컨 바람 덕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다. 음식도 달랐다. 교도소 관계자는 그가 채식요리를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TV를 보고 지역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특별 전화선을 이용해 변호사와 수시로 통화를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바하마 정부에 폐를 끼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의 달콤한 수감 생활은 그러나 이날이 마지막이다.

바하마 검찰총장은 이날 뱅크먼-프리드가 미국 검찰의 송환 요구에 대해 맞설 권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송환에 동의한 뱅크먼-프리드가 이날 오후 미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의 송환은 미 당국의 요청으로 바하마 당국이 그를 체포한 지 9일 만이며 지난달 11일 FTX가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한 지 40일만이다.

그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변호인단은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도록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안을 잘 안고 있는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당초 송환을 강하게 거부하던 뱅크먼-프리드가 태도를 바꾼 것은 미국에서 보석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뉴욕 검찰은 앞서 뱅크먼-프리드를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되면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파산신청 및 CEO사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FTX에서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