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부산’
군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공연
“이젠 서로 믿음을 가져야 할 때”
맏형 진, 두 번째 솔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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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부산)=고승희 기자] “우리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지더라도, 우리 일곱 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들이) 믿어 주신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굳건히 지켜나가고, 행복하게 음악을 만들고 이어가겠습니다. 부디 믿음을 가져주세요.” (방탄소년단 리더 RM)
‘불안’을 지워준 것은 ‘믿음’이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최애곡’ 중 하나인 ‘봄날’의 앙코르 무대를 마치자, 멤버들은 마지막 인사와 함께 마음 깊이 담아둔 이야기를 꺼냈다.
15일 오후 6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선 열린 방탄소년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렸다.
90분간 이어진 무대를 마무리 하며 가장 먼저 마이크를 든 제이홉은 “이 순간이 굉장히 그리웠던 것 같다”며 “솔로 활동을 하며 여섯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확실히 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있을 때 활기가 들고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지난 3월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이후 약 7개월 만에 전 세계 아미와 만나는 자리였다. 이 무대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각별하게 다가왔다. 특히 멤버들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무대라는 특별한 의미도 있었다.
제이홉은 “이번 부산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리웠던 마음에 계속 울컥해지고, 준비하면서도 마음이 찡했다”며 “이 무대에서 많은 것을 토해내 속이 후련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운을 떼자, 객석에선 만류의 의미를 담아 한목소리를 냈다.
이름 모를 불안감이 아미를 덮쳐온 건 지난 9일 열린 ‘더 팩트 뮤직 어워즈’에서였다. 당시 리더 RM은 대상을 수상한 뒤 “아주 조만간 많은 것들이 정리되면 솔직하고 시원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RM의 이야기에 아미는 물론 가요계에서조차 이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기에 바빴다.
이날 공연에서 제이홉의 ‘미래’ 발언에 관객석이 난데없는 불안에 휩싸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제이홉은 객석의 반응을 듣고, “아니아니 그런게 아니”라며 “이제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방탄소년단도 아미들도, 여러분과 우리가 하나의 믿음으로 미래를 그려가 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제이홉의 이야기는 불안했던 아미의 마음을 다독여줬다. 뒤어어 지민은 아미들의 마음에 확고한 도장을 찍었다.
활짝 웃으며 마이크를 이어받은 지민은 “공연이 오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계속 할 거니까”라며 부산 공연의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내일에 대한 기약까지 담은 이야기를 건넸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그런 생각을 했다. 너무 나이 들기가 싫은 거다”라며 “이 모습으로 오랫동안 공연하고 싶어, 나이 들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은 9년의 역사를 담은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발매 이후 방탄TV를 통해 ‘그룹 활동 중단, 개인 활동 강화’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날 공연에서 당시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우리는 한 번도 중단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 9년간 이어진 활동의 피로감과 속내를 털어놓은 파장은 상당했다.
해당 발언 이후 5개월 동안 지민은 아미들과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했다. 지민은 “이전엔 앞으로 10년 뒤가 궁금하지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이젠 10년 뒤 앞으로의 우리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며 “무섭지 않고 기대된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아직 맛보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가야죠. 30년, 40년, 여러분과 함께 할 때 우리는 우리답고,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빨리 다시 만나길 바라겠다”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속이야기를 꺼냈다.
정국은 “10년이 지금 이 시점에서 연습생부터 지금까지 그 과정들을 (함께 한)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고향에 와서 많은 아미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는 순간이 있었다. 살짝 뇌정지가 왔다”고 무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힘들 때도 있었고,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있었는데 그 때마다 잡아준 멤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며 “여러분, 방탄소년단 형님들.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다. 끝이라는게 아니라, 앞으로 더 달려보자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앞으로 십년이라는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맏형 진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무대였다. 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진은 “1, 2주 동안 목 상태가 안좋아 이비인후과에서 살다시피 하고, 10분 전까지만 해도 목소리가 안 나왔다”며 “오늘 아침 링거 맞고 약 먹고, 공연 들어가니 괜찮더라. 이게 말로만 듣던 천직인가 싶었다. 저는 진짜 여러분들을 만나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날 진은 “저희가 잡힌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었다”며 “앞으로 콘서트를 언제하게 될지 모르겠다.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 이슈는 대중음악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달구고 있다. 진의 입대 시기가 다가오며 멤버들을 둘러싼 미묘한 환경 변화에도 관심이 커졌다. 제대 전까지 올해가 팬들과 만나는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진은 이날 군입대에 대한 발언 대신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제이홉 다음으로 두 번째로 앨범이 나온다”라며 “앨범이라고 거창한 건 아니고, 싱글이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과 인연이 돼서 노래를 하나 내게 됐다”는 말로 새로운 소식을 알렸다.
슈가는 “부산콘서트를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과거는 과거일뿐. 오늘 이렇게 즐거운 기억을 만들었다는게 의미가 있다”며 “부산까지 와서 만날 수 있어 후련하고. 함성을 들을 수 있어 후련하다”고 했다.
아미들을 향한 마음은 한결같았고, 이들에게 다가올 미래는 흔들림이 없었다. 뷔는 “아미, 너무 보고싶었다”는 말로 꾹꾹 담아둔 감정을 전했다. 슈가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공연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많은 감정이 오간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일에 대한 약속도 따라왔다
“10년이 뭐야, 20년, 30년이 지나도 이 자리에 서있을 거 같아요. 우리 한 번 같이 늙어봅시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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