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고용시장]
OECD “임금격차로 중소기업 기피, 생산성 저하 악순환” 지적
15만6804명 가입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정책 효과 뚜렷
尹정부, 관련 사업 대폭 축소...예산 2750억→164억원 감액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대기업-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청년들을 위한 윤석열 정부 정책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등 성과를 그나마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들이 빛을 내고 있지만, 해당 사업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서다.
14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15~34세까지의 청년 실업률은 2020년 7.1%에서 2021년 6.3%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15세 이상 전체 실업률 3.7%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이 2022년 6월 발표한 ‘2020년 일자리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연령별 이동자 비율은 15~29세가 20.5%로 전체 평균 14.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동자 비율은 전체 등록취업자 중 이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청년 고용 상황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열악한 셈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 조사’의 빈 일자리 수 비율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종사자 수가 300명 미만인 사업체의 평균 빈 일자리 수 비율은 1.1%다. 종사자 수 300명 이상 사업체의 0.3%에 비해 약 4배 높다. 이런 미스매치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OECD는 지난달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임금격차로 인해 유능한 인재가 중소기업을 기피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선 정부가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근속,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내일채움공제’를 마련, 시행한 것도 그래서다. 기업과 근로자가 일정 기간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만기 후에 근로자에게 성과보상금을 지급하는 공제사업을 전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시행 중이다. 단 이 사업은 일몰 기한이 도래해 내년부턴 사업의 규모가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청년재직자가 5년 동안 720만원(월 12만원), 중소기업이 1200만원(월 2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는 7회에 걸쳐 모두 1080만원을 적립해 5년 후 3000만원의 공제금을 청년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5만2883개 기업과 15만6804명의 청년이 공제에 가입했다. 이 중 29.5%에 해당하는 4만6270명이 공제계약을 중도 해지했지만, 적어도 열에 일곱 이상은 5년간 중소기업에 재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렇게 정책 성과가 뚜렷한데도 정부는 해당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2021년까지 운영키로 했던 사업을 1년 연장해 2022년에 2만명을 추가 지원키로 하고 이를 위한 자금을 2750억원(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90억원 감액) 편성했다. 연장된 기간 동안에도 올해 8월까지 2만906명의 청년재직자가 공제에 신규 가입했다. 연평균 가입자는 3만4000명 이상이지만, 정부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해당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기존까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와 관계없이 모든 중소기업에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청년 근로자는 모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제조업과 건설업 상시근로자 수 50명 미만인 중소기업만 대상이 된다. 가입 대상도 1만명으로 제한된다. 또 청년, 기업, 정부가 각 600만원씩 적립해 3년 후 18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3134억원, 일몰 기한을 1년 연장한 지난해에도 2750억원이 편성됐던 사업이지만, 내년 예산은 전년의 5.9% 수준인 164억원으로 줄었다.
박충렬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합리적 근거도 없이 지원 대상 산업을 제조·건설업으로 제한하고, 기업이나 청년재직자 가입 수요를 파악하지 없이 신규 가입 대상을 1만명을 축소한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공제 가입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축소한 것은 장기근속 유도라는 사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 기업규모 등에 따라 정부 적립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ct051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