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 서진캠 평택공장 가보니
23년 업력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
캠샤프트 넘어 사업 다각화 추진
선투자·후수주...‘사업 재편 의지’
현대차그룹도 전폭적 지원 화답
지난 22일 찾은 SECO 서진캠 연구소에는 현대차·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전기차의 모터를 벤치마크한 샘플이 가득했다. 구동모터의 핵심 축인 코어와 모터의 회전 운동을 바퀴 축으로 전달하는 로터 샤프트 설계와 생산 기술을 쌓기 위한 연구진의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서진캠은 서진산업의 캠샤프트 사업부가 1999년 분사해 만들어진 곳이다. 내연기관 캠샤프트와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 캠샤프트 등을 제조하며 업력을 쌓은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다.
캠샤프트는 엔진의 회전에 맞춰 흡·배기 밸브를 여닫는 역할을 한다. ‘23살’ 서진캠을 지탱하는 핵심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매출 규모가 정체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빠른 전동화 전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서진캠의 매출 비중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80~90%를 차지한다.
이문석 서진캠 대표이사는 “로터 샤프트는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던 캠샤프트와 기술적으로 크게 차이가 없고, 로터 코어나 스테이터 코어도 우리가 가진 프레스 금형 기술을 고도화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서진캠이 전기차 시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쪽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진캠은 구동모터 코어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관련 설계 및 생산 연구인력 채용에 이어 생산설비도 선(先)발주했다. 특히 당진공장에는 설비가 도착하면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아직 현대차그룹이나 다른 해외업체 어느 곳에서도 구동모터 코어를 수주받지 못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주변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이사는 “프레스 등 정밀 기계도 수요가 폭증해 주문 후 26개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빠른 판단과 투자만이 쟁쟁한 경쟁업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감한 선투자는 현대차그룹에 사업 재편의 진정성을 보여줄 방안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진캠의 과감한 투자에 현대차그룹은 전폭적인 지원으로 답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12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협력사의 사업 재편 기회를 서진캠에 제공했다.
서진캠은 지난 2021년 수많은 경쟁업체를 제치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자동차 부품업체 사업재편 승인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서진캠은 2025년까지 로터 어셈블리와 구동모터, 서포트링 기술 혁신을 위한 정부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마련했다.
향후 서진캠은 캠샤프트 제품을 생산하며 쌓은 냉간압입 기술을 로터 어셈블리 조립 과정에 적용해 경량화와 소음 감소, 공정 단순화를 이룰 계획이다. 로터 샤프트와 구동모터 코어의 결합 과정에서 질소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결합 강도를 높이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이 대표이사는 “전동화 시대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그 기술을 개발하려면 어떤 업체와 만나 협력해야 하는지 큰 그림과 장기적 안목을 현대차그룹에서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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