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지속되는 무역수지 적자가 국내 증시 투자매력도를 하락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역수지 적자일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률은 30%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2004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매 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특정 월에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그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때보다 평균적으로 28.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모형을 토대로 예측한 2022년 9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확률은 75.6%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무역수지가 외국인 순매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환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무역수지가 증가할수록 원화는 절상되고, 무역수지가 감소할수록 원화는 절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8월 무역수지는 15.8억 달러 흑자에서, 올해 8월 94.9억 달러의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는데 동일 기간 중 원/달러 환율(월 평균)은 작년 8월 1161.1원에서 올해 8월 1320.4원으로 159.3원 급등했다.
이에 한경연은 무역수지 감소로 원화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 경우, 환차손 우려로 한국 증시의 투자매력도가 저하돼 외국인투자자의 국내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원인은 높은 국제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인해 수입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큰 폭 둔화된 데 있다. 실제로 2022년 8월 중 수출·수입 증가율 격차는 21.6%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경연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변동의 영향을 완화하는 한편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무역수지를 관리하는 것은 실물경제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물류애로 해소 등 공급망 안정에 노력하는 한편, 무역금융 확대, R&D 세제지원 강화, 규제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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