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앉아있기, 흡연처럼 해로워”
식후 한 시간 반 이내 가볍게 걸으면 혈당 감소
아일랜드 연구 “단 몇 분이라도 걸으면 효과있어”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점심을 먹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신 후 오후 근무를 한다. 주말에는 밥을 먹고 소파에 앉아서 TV를 본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중에는 당장 고쳐야 할 습관이 공통으로 들어있다. 바로 ‘식사 후 앉아서’이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미국 명문 병원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측은 흡연처럼 조기 사망을 부를 수 있는 해로운 일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흡연처럼 해로워”…각종 질환 부르는 식사 후 앉아있기
메이요 클리닉의 제임스 레빈 박사는 메이요 클리닉 사이트를 통해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심지어 심혈관질환으로 조기 사망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박사의 연구에서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앉아서 TV를 보는 그룹의 경우 2시간 이하로 앉아 있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80%나 높았다. 식사 후 움직이지 않는다면 지방과 당분의 분해 과정이 멈춰진다는 분석이다.
식사 후 ‘의자와 한몸 되기’는 편안한 휴식으로 여길 수 있으나, 흡연과의 비교는 과장된 언급이 아니다. 실제로 영국 스포츠의학지(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는 앉아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날수록 기대수명이 22분 줄어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국제학술지 랜싯(lancet, 2016)에 실린 논문에서 미국 워싱턴대학교 건강분석평가연구소(IHME)는 ‘혈당’ 문제가 건강 수명을 깎아 먹는 데 영향을 미치는 1등 요인(8.16%)이라고 지목했다. 이는 2위인 ‘담배’를 앞선 결과이다. 연구소 측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혈관에 남은 당분과 지방이 혈액을 떠돌면서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고혈당이 지속될 경우 당뇨병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등의 동반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일상 속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후 몇 분이라도 걸어라…앉아있기는 지방과 당분 분해 ‘STOP’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해결책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식사 후 단 몇 분만이라도 걷는다면 혈당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나왔다.
학술지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 2022)에 실린 아일랜드 리머릭대 연구에 따르면, 밥을 먹고 5분에서 10분 정도 짧은 산책할 경우, 우리 몸의 근육이 걷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요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혈당 수치 조절에 효과가 나타났다. 가볍게 걷기 좋은 최적의 시간은, 식후 한 시간 반 이내이다.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서 있거나 제자리걸음, 실내자전거를 이용해도 좋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걷기를 포함한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 및 심혈관질환 위험의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