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과 김동연(오른쪽)
이재명(왼쪽)과 김동연(오른쪽)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1.청와대가 용산으로 옮기면서 이젠 대권잠룡에겐 ‘용산행’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더 민주만을 보면 이재명 당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의 보이지않는 기싸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이 선거법으로 기소되면서 이같은 괴담(?)은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김동연도 원래 새물결을 창당해 대권도전을 한 인물이다. 정치인에게 정치는 ‘히로뽕’이란 말이 있다. 한번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우회표현이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사이다’발언으로 맹위(?)를 떨치면서 박근혜 전대통령과 자신보다 체급이 위에 있는 남경필·홍준표와 맞장을 뜨면서 그는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대권 선거에서는 ‘사이다’의 모습은 전보다 약해졌다. 요즘은 더 약해져 보인다.

#2.이재명은 이재명이란 사람 자체가 브랜드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무상복지시리즈를 선보이고 국가사무 이행 거절의사도 발표할 정도로 강성파였다. 이재명은 성남시장일때 이런말을 했다. “비록 성남시장이지만 인지도가 높아지고 힘이 쎄지면 국회의원은 당연히 몰려온다”고 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성남시장으로 1차 대권도전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경선했다. 그의 지지도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때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사실 문빠의 집요한 공격에 그는 방어하는데 힘을 소진했다. ‘민주당은 원팀’이란 그의 설득력이 먹혀 들지 않았다.팬덤정치 공세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에겐 이젠 ‘개딸’이라는 문빠보다 강한 팬덤정치가 형성됐다. 이재명은 윤석열 후보와 싸우면서 누가 이기든 아주 미묘한 차이로 결정된다고 했다.그의 말은 적중했다. 만약 이재명의 아내 김혜경 법카가 나오지않았더라면 그가 당선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받을때 나온 이 법카는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갔다. 대장지구 논란보다 파괴력이 더 강했다.

#3.김동연은 관료통이다. 재경부장관, 아주대 총장을 했다. 정치로 보면 신인이다. 그는 새물결을 창당한후 얼마되지않아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어차피 질 싸움인데 이재명 후보쪽으로 가닥을 잡고 시즌 2를 꿈궜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경기지사 후보로 안민석, 조정식 의원같은 이재명 파가 선언했지만 김동연은 마지막 열차에 탑승했고 국민의힘 초선 김은혜와 힘든싸움을 벌여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재명이나 김동연의 표를 보면 아슬아슬할 정도로 공통점이 있다. 김동연의 최대 장점은 ‘신선도’이다. 아직까지 큰 흠결이 보이지않는다. 경기지사 캠프를 꾸릴때 이재명 조직이 많이 들어왔다. 이재명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재명 사람들이 경기도에 입성한 사례는 거의 없다. 5급 사무관급이나 실무자들이 들어와도 그건 측근 보은인사라고 하기 힘들다. 실무자에 ‘캠프 인사’라는 주홍글씨를 씌우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4.김동연 지사는 예상을 깨고 대변인을 송영길 전 대표 대변인을 임명했다. 이것 뿐이 아니다. 대변인 바로 밑인 경기도 언론과장도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용도변경’ 했다. 평생 ‘늘공자리’였던 이 자리가 어공으로 변경됐다는 것은 김동연의 로드맵이 ‘용산행’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경기도의 한 공무원이 이런 말을 했다. “이재명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하를 받지못할 경우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동연 지사도 이러한 정황을 모를리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정치는 원래 이렇다. ‘낮에는 심하게 싸우고 밤에는 심하게 술 마신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의미다.

5. 김동연 지사의 이름이 이번엔 한국갤럽에 등장하지 못했다. 브랜드파워가 약하다는 의미다.지난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9월 3주차 정기조사(13~15일)에서 정치계 주요 인사 8인에 대한 호감 여부 결과를 공개했다. 유명 정치인 여럿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1등을 차지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가장 높은 호감도는 '오세훈 서울시장'이고 가장 높은 비호감도는 이준석 전 대표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1%의 지지를 받았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4%, 유승민 전 의원 30%, 한동훈 법무부 장관 28%,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7%,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 순이다. 비호감 조사에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인물은 이준석 전 대표였다. 뒤이어 안 의원 63%, 이낙연 전 대표 57%, 이재명 대표 56%, 유 전 의원 53%, 한 장관 51%, 홍 시장 48%, 오 시장 46% 등이다. 해당 조사는 무선(90%)·유선(10%)번호 RDD 조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0.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6.이재명에게 내가 붙힌 별명은 불사조’다. 죽을 뻔한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 생존력만큼은 갑(甲)이다. 웬만한 정치인 내공이면 벌써 정치인 묘지에 묻혔다. 그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대법원까지 갔지만 그는 죽음직전에서 살아 돌아왔다. 박근혜 정부시절부터 ‘암적 존재’였던 그는 수많은 난관을 뚫고 대선후보·당대표에 안착했다. 항간에는 이런말이 나돈다.‘이재명은 죽을려면 벌써 죽어야했다. 안 죽은데는 이유가 있다’며 천운( 天運)이 도와준다고 했다. 항간의 괴담으로 돌릴 수도 없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재명 여정은 천운과 대단한 기세가 늘 동행했다. 하지만 이번 기소에 또다시 불사조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치활동을 하면서 칼날은 늘 그의 목줄을 죄고있다. 김동연은 이 점을 놓치지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런 정치공식을 놓치면 ‘바보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7. ‘정치 정글’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이재명은 숱한 전쟁을 치루면서 용맹한 전사가 됐다. 김동연도 용산행 열차에 탑승하기전 숱한 변수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성공 전략중 하나는 방법은 책사가 있어야한다. 이재명에겐 이한주 등 수많은 책사가 곁에 있다. 김동연에겐 아직 책사가 보이지않는다. 일합(一合)을 겨룰 수 있고, 자신에게 직언하는 측근을 많이 둬야한다. 순종적이고 맹목적 추종자가 주변에 가득차면 그는 실패한다. 조조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동연은 외부에서 인사청탁이나 부탁을 받으면 즉답을 안한다. 신중론자다. 하지만 즉답을 안하고,빨리 대답하고는 문제조차 아니다. 염태영 경제부지사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내년에 경제부지사 직을 내려놓을 전망이다. 행정의 달인인 그가 곁에 없으면 김동연은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잃는다. 책사를 빨리 찾아야한다. 소신있는 책사가 안보이는게 그의 큰 단점이다. 언론과 싸움하는 언론비서관은 원래 일정비서관였다. 원래 자리로 돌려놔야한다. 적임자가 아니다. 대변인도 새로 임명됐고, 곧 언론자문관(언론특보)도 채용된다. 언론과장도 어공이다. 충분하다. 언론비서관은 언론과 지사의 완충지대를 만들어야한다. 이재명의 김남준은 언론비서관으로 유명하다. 그를 비난하는 기자는 거의 없다. 예의바르고 말도 기분나쁘지않게 예쁘게 돌려한다. 글쓰는 속도과 색다른 시선은 웬만한 기자를 압도한다. 지근거리에 있는 비서실 개편이 시급한 이유다.

#8. 이재명은 기자에게 이런말을 했다. “캠프를 꾸리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사람은 가장 별 볼일 없는 사람이다”고 했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캠프에는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온다. 당선후 1등공신인것 처럼 부풀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분란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재명에겐 정진상·김남준 처럼 죽음을 불사하는 동료가 곁에 있다. 소수정예로 움직인다. 김동연 움직임은 너무 빠르고 수가 훤히 보인다. 시간도 충분하데 말이다. 김동연에겐 죽음을 불사하는 능력있는 충성 측근이 있는지 반문해보고싶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