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인 스니커 콘은 매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순례하며 열리는데 열기가 매우 뜨겁다. 스니커헤드들이 자신의 애장품을 들고 나와 팔고 사는 장터는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도대체 운동화에 왜 이리 열광하는 걸까?
소비연구의 선두자인 줄리엣 쇼어 박사는 소비를 부와 권력의 동일시로 본다. 과시적 소비이다. 또한 소비재를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영국 여성이 갖고 있는 신발은 평균 스물 네 켤레라고 한다. 우리는 어떨까? 신발장 안에 안 신는 신발이 쌓여있지 않은가? 그런가 하면 열대 아프리카 지역의 농민과 아이들은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생활하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지는 신발은 연간 242억 켤레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로 의류와 신발의 세계화 문제를 짚어온 저자는 ‘풋워크’(소소의책)에서 신발을 통해 인간의 소비욕망과 세계화 등 우리 시대가 당면한 불합리한 문제를 깊이있게 파헤친다.신발은 생산의 세계화를 최초로 경험한 물건 중 하나다. 통신 및 운송기술의 변화와 저임금 노동력 의 공급 사슬을 따라 신발 제조 공정은 전 세계로 분산됐다. 그 중 대부분이 고위험 저임금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진다.
신발 제조 공정을 이루는 각 단계는 위험하고 유독한데, 제화 노동자들은 독성 화학물질에 상시 노출돼 있으면서 저임금으로 생활의 고통을 받고 있다.
저자는 중국에서 발칸 반도에 이르는 지구상의 신발 공장을 탐사하며, 28개국의 업계 전문가를 비롯, 강박적인 신발 수집가, 하청 공장을 떠받치는 재택노동자들, 임시 난민 수용소의 사람들까지 신발 산업을 이루는 수많은 이들을 만나 그 치명성과 세계화의 그늘을 조명한다.
2002년 나이키는 51개국에 흩어져 있는 700개 이상의 공장에서 5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해 제품을 생산했다. 총 수익 95억 달러 중 59퍼센트가 신발에서 나왔다. 이런 수익을 위해 베트남의 호치민 시 인근 공장 노동자들은 지역의 법정 한도보다 최소 여섯 배에서 최고 177배가 넘는 수준의 발암물질에 노출됐다. 피고용인의 77퍼센트가 호흡기에 문제가 발견됐고 10달러를 벌기 위해 1주일에 65시간을 일했다.
하청 공장 밑으로 이어지는 비밀의 기둥, 재택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다. 파키스탄의 한 가족 넷이 아침 8시부터 밤 늦게까지 신사용 갑피 네 다스를 꿰매 받는 돈은 800루피, 8달러에 못미친다.
저자는 1,2,3차 하청의 다단계 공급사슬의 밑에 수 억에 이르는 재택노동자가 있다며, 이들은 눈에 띄지 않는 임시 고용 상태이며, 공장노동자가 받는 빈약한 보호마저 받지 못한다고 전한다. 노동집약적인 신발이 싼 가격표를 달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들의 노동을 쥐어짜는 데 있다는 것이다.
책은 기업이 신발생산의 현실을 어떻게 숨기는지, 왜 신발을 우리의 감정과 연결 짓고 싶어 하는지, 가죽 생산과 수십 억 마리의 동물 희생, 기대 수명이 50세에 불과한 방글라데시 무두질 공장에 대해폭로하며 불편한 진실을 들려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풋워크/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소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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