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다는 3년, 中보다는 1년 늦어

5년간 혁신신약 승인건수 ‘0’

유럽 제약사 매출이 국내 100대 제약사보다 많아

5000만 국민보험 데이터 이용 필요성 제기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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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의 제약산업 경쟁력이 주요국 대비 크게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창출이 가능한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기술에서 주요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강점인 의료데이터를 적극 신약개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한국과 주요국 간 신약 개발현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주요 경쟁국 대비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신약 개발 기술수준은 미국의 70% 정도에 불과하며, 연수로는 약 6년 정도 뒤처져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서도 각각 3년, 1년씩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미국이 66개, 유럽이 25개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세계 최초 혁신신약)’ 신약 개발 승인을 받았다. 이는 전체 신약 개발(102건)의 90%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이 6개, 중국(홍콩·대만 포함)이 2개의 퍼스트인클래스 승인을 받았다. 이 기간 중 한국의 승인 건수는 전무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강국인 미국은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의 선도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럽에도 제약산업 강국이 다수 포진해 있다.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1개 기업의 매출 규모가 한국 100대 제약사의 총 매출액보다 높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기초과학 분야 강국이며, 제약산업 기반인 생리의학 분야에서 역대 노벨상 수상자를 5명 배출했다. 또한 일본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의료기반법을 제정하여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 중이다. 중국도 다국적 제약기업의 중국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경쟁국 대비 최대 강점으로 5000만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한 상태이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가 신약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평균 10~15년이 소요되고 약 1~2조원을 투자해야 하며 후보물질 발굴에만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AI 활용시 개발기간은 평균 3~4년으로 단축되고, 개발 비용도 6000억 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우수 전문 인력과 AI·빅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상당한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최대 강점인 양질의 의료데이터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의료 융합형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맞춤형 정책지원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