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종 합의안 검토 진행 중

이란 “안전장치·제재·보증 문제 확신 줘야”

레자 나자피 이란 외무차관(왼쪽)과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AEOI) 대변인(오른쪽)이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마친 뒤 건물에서 나서고 있다. [AP]
레자 나자피 이란 외무차관(왼쪽)과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AEOI) 대변인(오른쪽)이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마친 뒤 건물에서 나서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이란과 서방국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을 위해 닷새간의 협상 일정을 마친 가운데, 이란은 유럽연합(EU)에 요구한 사항에 대한 보증이 이루어질 경우에 EU가 제시한 합의안 최종본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 IRNA은 이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는 이날 지난 8일 EU가 이란 측에 제시한 25쪽 분량의 최종 합의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제안이 이란에 안전장치와 제재, 그리고 보증 문제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란 핵 합의의 진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조건을 내걸었다.

같은 날 모하마드 잠쉬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국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직 합의안 최종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핵 합의 복원 시 미국이 이를 다시 어기는 일이 없도록 요구해왔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부활했던 일이 반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 핵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아닌 정치적 이해에 바탕한 합의이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 측에 확고한 보증을 제공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EU가 이란 측에 제시한 최종 합의안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약화하고, 이란 내 의심되는 핵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유럽이 제시한 최종 합의안 초안의 일부 내용에 따르면 유럽인과 비(非) 미국인은 미국의 제재를 촉발할 염려 없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거래하는 이란 단체와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로써 합의안이 통과되면 유럽인들은 IRGC와 상업적 거래가 거의 허용되지 않는 이란 전역에서 사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핵 합의 복원을 위해 유럽이 한발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 활동 조사를 빠르게 종료하겠다는 제안도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란은 IAEA의 핵 합의 복원의 조건 중 하나로 핵 활동 조사 종료를 촉구해왔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 IAEA가 조사 중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이 핵 합의 복원을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EU가 IAEA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최종 합의안에 포함하는 행위는 IAEA의 임무를 정치화할 수 있다”며 “이란과 거래를 위해 유럽과 미국이 IAEA의 신뢰를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yoohj@heraldcorp.com